유럽 챔피언스리그 축구 경기가 영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도화선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월12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이후 영국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졌다. 이 경기와 관련해 41명이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25일 발표했다.
당시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 모인 관중 5만2000명 중 3000여명이 원정 팬이었는데, NHS는 이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확진자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NHS는 “경기일 무렵 스페인 내 코로나19 실질 감염자는 (비공식적으로) 60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영국은 10만명 정도였다. 이 경기 이후 영국의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루 10여명이던 리버풀 지역 내 신규 확진자가 2주 뒤 300명으로 껑충 뛰었다.
스페인과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25일 기준)는 각각 28만명과 26만명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감염자 수는 그 10배가 넘는다는 게 보건 전문가의 추산이다. 그런데도 양국 모두 무관중으로라도 프로축구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아틀레티코 팬의 리버풀 원정 응원을 허락한 건 큰 실수였다”는 호세 알메디아 마드리드 시장 발언을 소개한 영국 데일리 메일은 “(리그 재개와 관련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