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준은 곧 조정석이었다. 배우 조정석(41)만이 그릴 수 있는 이익준.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에서 이익준을 연기한 조정석은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실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위트와 따뜻한 마음까지 겸비한 의사 이익준을 완벽히 그려냈다. 그가 그릴 팔색조 매력의 이익준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로 돌아온다.
-'슬의' 시즌1이 종영했다. 종영 소감부터 말해달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너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촬영을 했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슬의'는 주 1회 편성이었다. 배우로서 느낀 차이점이 있나.
"근무 환경을 조금 더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장단점은 분명히 있을 것 같고 주 1회 방송은 배우로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또많은 분이 느끼시는 것처럼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이 시작되고 나니 나조차도 빨리 다음 내용을 보고 싶어서 아쉽더라"
-병원의 이상적인 모습에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작품 제목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인 만큼 가장 슬기롭고 이상적인 모습들을 시청자분들께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슬의'가 아주 비현실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알고 있는 의사를 통해 다섯 명이 모여서 매번 밥을 먹는 장면 빼고는 이야기가 리얼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의대 5인의 동기들 자랑을 해달라.
"우선 김대명은 뜬금없는 파이팅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전미도는 자신만의 분위기로 주위를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고 정경호는 심각한 분위기를 유연하고 유쾌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유연석은 우리 중 막내지만 모두를 잘 이끌어 줄 것 같은 든든함이 있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가. "굳이 한 명을 고르자면 정경호인 것 같다. 정경호는 모두를 잘 챙기는 스타일이고 또 촬영 현장 분위기를 수월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다."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꼽아달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익순의 군부대 앞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실제 막내라서 여동생이 없는데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명대사는 최종화에서 익준이 송화에게 고백하는 대사다. 여유가 담긴 고백과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익준다웠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매회 코믹한 장면을 하나 이상씩 선보였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으면 절대 못 웃기는 것 같다. 내 감정에 대한 확신을 갖고 연기를 해야 하는 것처럼 코미디 또한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나만의 확신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장면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렇게 작은 장면 하나에도 고민을 더 하면서이익준 캐릭터를 만들어 갔던 것 같다."
-극 중 여러 노래를 소화하며 남다른 실력으로 화제를 더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했던 경험이 있어서 극 중 노래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런데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같이해야 하는 부분은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불렀던 노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내 눈물 모아'다. 원곡을 부르신 고 서지원 님의 팬이기도 하고 예전부터 이 노래를 정말 좋아했었다. 20대 때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우연히 출연하게 돼서 이 노래를 불렀었는데 이 곡으로 월장원을 했던 추억이 있다."
-실제 노래방에 가면 어떤 모습인가, 애창곡을 알려달라. "이문세 선배님의 노래를 좋아하고 또 애창한다. 실제로도 '슬의'에 등장한 노래방 장면과 비슷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논다."
-'아로하'가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기를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제의받았을 때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편곡된 곡도 좋아서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드라마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드라마의 힘이 정말 크구나'를 실감했다."
-아내 거미는 '슬의'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아내는 내 모든 작품의 애청자다. 항상 모니터해 주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내 캐릭터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빠져서 봤다고 하더라. 이전 작품들에서는 내가 맡은 캐릭터에 집중해서 봤다면 이번에는 드라마 이야기와 흐름에 집중하며 정말 '드라마 애청자'로서 지켜봐 줬었다."
-아내가 OST 여왕이다, 반응은 어땠나. "'아로하' 음원이 출시되기 전 먼저 들려주었는데 계절과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고 말해줬다. 또 많이 사랑받을 것 같다고 응원해줘서 많은 힘이 됐다."
-결혼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산책을 좋아하게 됐다. 함께 걷는 게 즐겁고 혼자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순간들이 즐겁다. 또 삶 자체가 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결혼 후 특히 달라진 점은 예전보다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된 것 같다."
-첫 아빠 역할과 실제 아빠가 된 시기가 맞았다,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첫 아빠 역을 하게 된 시기와 실제 아빠가 되는 시기가 맞아서 나조차도 신기했다. 그래서 이 역할이 더 마음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익준은 내가 생각해왔던 이상적인 아빠의 모습과 닮은 부분이 많았다."
-실제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나. "익준을 연기하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가 아빠가 된다면 '익준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고 또 익준이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내 거미가 '슬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 "내가 부른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시즌 2는 언제쯤 방송되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시즌 2에 관한 부분은 올 하반기쯤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점 외에는 정말 아는 내용이 전혀 없다. 또 개인적으로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미리 내용을 아는 것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