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EPL)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28)이 해병대 훈련소의 추억을 되새기며 프리미어리그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3일 토트넘 구단 채널 스퍼스TV에 출연해 “군복을 입고 생활한 경험은 아주 특별했다. 모든 내용을 말할 수 없지만, 최대한 즐기면서 훈련을 받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4월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해병대 제9여단 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해병대에서 훈련을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러 매체가 주목했다. 짧게 자른 머리부터 거수경례 동작까지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3주 훈련소 생활을 ‘힘들지만 행복한 기억’으로 회상했다. 그는 “10명이 한 방에서 생활했다. 처음 하루 이틀은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차츰 농담을 주고받았고, 금세 친해졌다. 서로를 도와가며 환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손흥민은 “3주 내내 팀과 동료들을 생각했다. 훈련소를 나선 후 스마트폰으로 내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라온 팬들의 메시지와 포스팅을 확인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팀 동료들과 웃으며 재회할 때도 좋았다. 그들은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프리미어리그는 17일 재개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의 복귀 무대는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이 유력하다. 손흥민은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남은 기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해리 케인(27·잉글랜드)과 무사 시소코(31·프랑스), 스티븐 베르바인(23·네덜란드) 등 부상자들도 모두 복귀했다. 팀 분위기가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변수는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토트넘은 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구단 관계자 한 명이 무증상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자는 7일 자가 격리 조치를 거쳐 재검사를 받는다”고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선수 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온 정황이 포착됐다. 1군 주축 선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PL 사무국은 리그 재개를 앞두고 선수와 구단 직원 등을 대상으로 5차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총 5079명이 검사받았고, 13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일부 선수들은 “무관중 경기라는 점을 고려해도 리그 재개는 시기상조”라며 우려하고 있다. EPL 사무국이 5번째 테스트 기간 중 함께 검사한 챔피언십(프로 2부리그) 소속 선수 1094명 중에서는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성급한 프로 스포츠 재개로 논란이 있는 건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프로축구(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는 지난 2일 “일본 축구대표팀 출신 공격수 가나자키 무(31)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J리그 사무국이 지난달 29일 “J1(1부리그)을 7월4일 무관중 경기로 재개한다”고 발표한 지 나흘 만이다. 나고야는 팀 훈련을 즉각 중단했다. 그러나 J리그 사무국은 예정대로 시즌 재개를 강행할 계획이다.
19일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일본프로야구(NPB)도 상황이 엇비슷하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 타자 사카모토 하야토(32)와 포수 오시로 다쿠미(27)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NPB는 “선수 두 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은 맞지만, 무증상자인 데다 항체도 검출돼 전파 가능성이 작다. 시즌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