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고비로 봤던 6월을 10구단 최고 승률로 마쳤다. 손혁(47) 감독은 새삼 팀의 저력을 확인했다. 헌신적인 자세를 보인 선수를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키움은 6월에 치른 25경기에서 19승 6패를 기록했다. 10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0.760)을 기록했다. 4위로 시작했지만 2위를 탈환했다. 6월 30일 열린 3위 두산과의 홈 3연전 1차전에서는 11-2로 승리하며 게임 차를 2.5까지 벌렸다.
6월 돌입 직후 손혁 감독은 버티기를 목표로 내세웠다. 5월 27일에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오른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외인 타자 테일러 모터는 공격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다가 방출됐다. 핵심 전력이 빠진 상황에서 4번 타자 박병호의 타격감까지 매우 안 좋았다. 그의 5월 타율은 0.212에 불과했다.
그러나 5연승으로 6월을 시작했고, 2020시즌 최다 연승(8)도 해냈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3.25)은 1위. 팀 타율이 7위 기록인 0.267에 불과했지만, 지키는 야구를 실현하며 승수를 쌓았다. 역전승만 7번, 7회까지 앞선 경기는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사령탑이 6월을 돌아봤다. 손혁 감독은 "1점 차 승부에서 잘 해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9회를 견고하게 지켜내 주다 보니 앞선 7, 8회 투수 운용이 수월했다. 진입 전에는 걱정이 많던 6월인데 정말 잘 해줬다"며 웃었다.
마음속 MVP(최우수선수)는 따로 꼽지 않았다. "모두 잘 해줬다"며 말이다. 그러나 더그아웃에 좋은 기운을 더할 만큼 헌신적인 자세를 보여준 선수 한 명은 언급했다. 좌완 선발투수 이승호(21)였다. 그는 시즌 여덟 번째 등판까지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6월에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손혁 감독은 "승수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계속 좋은 투구를 하는 건 정말 어렵다. 브리검이 이탈한 상황에서 이승호마저 흔들렸다면 불펜 운영이 어려울 수 있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다. 모든 투수가 고맙지만 이승호가 큰 도움이 됐다"는 속내를 전했다.
타선을 향한 칭찬도 빼놓지는 않았다. 팀 타율에 비해 득점(146점)은 많다. 3위 기록이다. 득점권 홈런은 같은 기간 2위 기록인 10개. 손 감독은 "키움에 와서 보니 새삼 타선의 집중력이 정말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이 상황에 따라 어떤 타격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감독은 6월 성과에 도취하지 않길 바란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며 말이다. 상대의 전력과 기세에 상관없이 팀의 루틴을 잘 지키길 바란다. 자신도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 1위도 사정거리에 있는 상황. 키움의 7월이 더 달아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