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세가 맡는 역할마다 120% 이상의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감독들의 캐스팅 섭외 1순위로 거듭났다.
최근 드라마 및 영화 기획 단계에 제작진이 주인공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캐릭터에 오정세를 떠올리는게 당연히 되고 있다. 이미 하반기까지 그의 촬영 스케줄은 꽉 찼지만 내년이라도 그와 한 번 작업해보려는 감독들이 많다.
'남자사용설명서'나 특별출연이었지만 강렬한 한 방을 남긴 '극한직업' 등의 코믹 캐릭터만 그에게 있지 않기에 뻗는 손길이 더욱 많다. 그의 연기는 예전부터 의심할 여지 없었지만 빛을 보게 된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동백꽃 필 무렵'부터다. 철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노규태를 연기하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극대화시켰다. 그 덕분에 56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조연상도 심사위원 투표 만장일치로 거머쥐었다.
모두들 다른 배우와 다른 오정세의 장점으로 너무 다른 캐릭터를 짧지 않은 시간에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백꽃 필 무렵' 여운이 가시기 전에 '스토브리그'에서는 구단주의 조카이자 악랄한 권경민으로 변신했다. 방송 텀이 짧지 않았음에도 그는 너무 다른 캐릭터를 오갔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르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자폐 스펙트럼(ASD)을 앓고 있는 역할. 표정·몸짓·발음이 두 전작과 또 다르다. 배우의 본업이 다른 캐릭터를 맡으며 연기를 해나가는 것이지만 이 기본적인 것을 못 하는 배우가 너무 많기에 오정세가 더 돋보일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는 오정세의 활약상. 앞으로 보여줄 캐릭터는 더 무궁무진하다. 6일 첫방송된 JTBC '모범형사'에서는 극악무도의 인물이다. 부동산신탁대표를 맡아 스스로도 "못 돼 쳐먹은 인물이다. 심의상 크게 말하기 어렵지만 그냥 아주 나쁜 놈"이라고 설명했다. 캐릭터 설명만 봐도 돈만 좇고 사람을 무시하는 악질. 악역이라고 같은 악역이 아님을 연기하기에 이번 변신에도 관심이 쏠린다.
순서상 '모범형사'는 촬영이 끝났고 지금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집중하고 있다. 끝남과 동시에 김은희 작가·이응복 감독의 '지리산'에 합류한다. '지리산'에서는 '내가 살아야 남도 산다'를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퇴근 시간은 칼이고 휴가는 당연한 거고 월차 역시 놓칠 수 없는 극현실주의자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이냐가 배우의 가장 큰 매력인데 오정세가 가장 강력하다. 자칫 코믹 연기로만 갈 수 있지만 악역이나 선뜻 도전하지 않는 역할도 맡으며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