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브랜드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겨 회사에 수백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허 회장은 2012년 회사와 부인 이모씨가 절반씩 소유하던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이씨에게 모두 넘긴 뒤 회사가 상표권 사용료 213억원을 이씨에게 지급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파리크라상 상표권은 애초 이씨 소유였지만 2002년 회사와 공동으로 50%씩 소유하게 됐고 이후 회사는 2012년 가지고 있던 지분을 다시 이씨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허 회장은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회사가 자신의 부인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는 상표 사용료를 지급하게 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면서 “다만 이씨가 상표사용료 등을 다시 회사에 반환하고 상표권에 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가 상당부분 이뤄진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며 허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허 회장이 상표 사용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법률상 문제를 방지하고자 상표사용계약 체결 및 지분권 포기, 사용료 지급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업무상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상표권이 실질적으로 이씨에게 있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가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는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