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했을까' 송지효가 로맨틱 코미디 파워를 또 한 번 입증했다. 자신에게 적격인 캐릭터 노애정을 만나 환상의 시너지를 뿜어낸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JTBC 수목극 '우리, 사랑했을까'에는 긍정, 열정, 패기로 똘똘 뭉친 싱글맘 송지효(노애정)의 인생사를 엿 볼 수 있었다. 독수공방 14년 째에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온갖 'NO'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잃지 않는 긍정 파워는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파고 들었다.
사실 송지효의 긍정 파워는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탈락의 쓴 맛을 맛보며 계속된 숱한 면접에 지칠 법도 한데, 초지일관 울끈 불끈 두 주먹을 쥐어 보인 채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쌓아온 근면성실함과 업무처리능력, 그리고 10전 11기의 불굴의 정신을 펼쳐 보이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라 어깨에 짊어진 짐이 때로는 버겁기도 했지만, 특유의 긍정 파워와 당당함은 언제나 그대로였다.
10억 5천이라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액수의 빚이 그녀를 덮쳐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빚을 지우고 도망간 김병춘(왕대표)의 사무실과 집을 뒤지며 돈이 되는 것들을 닥치듯 찾았고, 그렇게 발견한 스타작가 손호준(천억만)의 소설로 일시불 상환을 자신했다. "노 피디 능력을 믿고 투자할 사람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라며 허를 찌르는 김민준(구파도)의 일침에도 "그럼 사장님이 투자해주시죠"라고 말할 수 있는 배포도 가졌다. 이렇게 당당하고 멋진 캐릭터에 어찌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중심에는 단연코 송지효의 열연이 있었다.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송지효. 본 방송을 보니 동의의 고갯짓이 절로 움직였다. 소탈하고 털털한 배우 본인의 성격이 노애정을 통해 물을 만난 듯 표출됐기 때문. 특히 노애정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송지효의 하드캐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겪어온 슬픔도, 꿈에도 그리던 영화사에 첫 취업했을 때의 감격도,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딸 엄채영(하늬)에게 느끼는 미안함도, 김병춘의 배신으로 치밀어 오른 분노도, 네 명의 남자와 첫 대면한 이후 이들과 계속해서 얽히면서 분출되는 노스탤지아의 감정들까지, 롤러코스터 같이 급변하는 시시각각의 감정들이 더욱 더 탄탄히 내실을 다진 송지효의 연기력 덕분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이다.
'우리, 사랑했을까'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JTBC스튜디오, 길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