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대체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이 순조롭게 한국 생활에 적응 중이다. 일단 '음식'에서 큰 거부감이 없다.
6월 20일 키움과 계약한 러셀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특별 입국 절차에 따른 코로나19 특별 검역 조사 등을 마친 뒤 구단이 경기도 양평에 마련한 펜션으로 이동해 2주 동안 자가격리 중이다. 자가격리가 끝나는 23일부터 외부 본격적인 활동이 가능한데 그 전까지는 펜션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제한적이다. 구단에서 선수 편의를 생각해 최대한 제공하지만 터무니없는 현지 음식을 원할 경우 난감할 수 있다.
손혁 키움 감독도 "음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못 먹으면 체력적으로 관리하기 힘들다"고 했다.
감독의 걱정을 덜게 할 정도로 러셀은 이것저것 잘 먹는다. 러셀은 16일 고척 NC전에 앞서 진행된 취재진 화상 인터뷰에서 "김치볶음밥을 잘 먹는다. 고추장을 좋아한다"며 "오늘이 초복이라고 얘길 들었다. 저녁에 삼계탕을 먹을 예정인데 그것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러셀은 실제 음식을 크게 가리지 않는다. 처음 보는 한국 음식에도 도전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손혁 감독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시도한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반겼다.
손 감독은 SK 투수코치 시절 외국인 선수 '적응'에 관해 한 차례 큰 경험을 했다. 2018년 영입돼 2년간 SK에서 뛰었던 앙헬 산체스가 한동안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산체스는 2018년 10월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인터뷰 중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체중이 89㎏이었는데, 지금은 80㎏까지 빠졌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산체스는 러셀과 달리 매운 음식을 먹지 못했다.
자가격리 중인 러셀을 바라보는 손 감독의 시선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퇴출된 테일러 모터의 대체 외인으로 영입돼 시즌 중반에 투입돼야 하는 러셀의 상황이 더 어렵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적응 중이다. 음식이라는 난관을 가볍게 뛰어넘은 모양새다. 손혁 감독은 "자가격리가 끝나면 퓨처스(2군)에서 몇 경기를 하고 몸 상태에 이상 없으면 바로 합류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