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24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은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년 뒤인 2021년 7월 23일 개막으로 연기됐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치닫자 도쿄 올림픽의 연기, 혹은 취소를 둘러싸고 수많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논란 끝에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1년 연기를 결정했다. 근대 올림픽 124년 역사에서 전쟁으로 인해 대회가 취소된 적은 있다. 그러나 전염병으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확보했지만 도쿄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도쿄 올림픽 연기 결정을 내린 3월 말과 비교해 현재 상황이 특별히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 발표한 일일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만9848명에 이른다. 사망자 수는 7360명으로 또다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인도 등 각 대륙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올 가을 이후 세컨드 웨이브(2차 파동)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반년이 훌쩍 지났다. 이미 지구촌은 코로나19와 장기전을 시작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7월까지 세계 각국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세계 각국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한 첫 단계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면, 올림픽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일본 국민들도 올림픽 개최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수의 일본 언론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올림픽 취소 혹은 재연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론이 높다.
IOC는 이미 올림픽을 또다시 연기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올림픽이 아예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서 일본 정부는 내년 개최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일정과 경기장 관련 세부 계획을 17일 IOC 총회에 보고하면서 종목·경기 수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는 이상, '글로벌 스포츠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의 특성상 일본만의 의지로 대회를 강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일본 내부에서도 2차 파동이 올 경우 대회 재연기나 취소, 축소 개최 등 3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온갖 노력을 하고 있지만, 도쿄 올림픽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1년 안에 도쿄 올림픽이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지 역시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