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31·KT)을 향한 이강철(54) KT 감독의 평가다. 짧고 명확한 한 마디를 통해 선수의 현재 상태가 짐작된다. 당분간 추가 지원군 도착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KT는 6월 마지막 주말 3연전부터 6연속 위닝시리즈를 해냈다. 한때 승패 차이가 마이너스 9게임까지 벌어졌지만, 이 기간 선전으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5강 경쟁에 가세했다. 동시에 더 순탄한 시즌을 만들지 못한 아쉬움이 나온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7패를 당했다.
블론세이브만 4개가 나왔다. 마무리투수던 이대은은 이 기간에 2패·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매우 부진했고 8경기 등판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시즌 구축된 필승조는 KT의 강점으로 평가됐다. 내부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구상이 어긋났고, 승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 큰 문제는 이대은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것이다. 허리 통증을 다스린 뒤 실전 투구도 소화했다. 그러나 2달이 넘도록 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롯데 퓨처스팀과의 경기에서는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2㎞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6월 초 이대은의 복귀 조건을 전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공 끝이 더 날카로워지거나, 주무기인 포크볼의 무브먼트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한 가지라도 만족해야 한다. 어느 쪽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장마철이다. 퓨처스리그 경기 일정도 들쑥날쑥하다. 경기 간격이 길어지면 자체 청백전을 치르고 있지만, 1군과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정상적인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강철 감독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는 전망을 전했다.
2군에서 불펜 전환을 준비한 '전' 5선발 김민은 1군에서 구원 등판을 소화했다. 이강철 감독은 "시속 150㎞대 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도 좋은 편이다. 초구 승부만 잘하면 우타자 상대로 효과적인 투구가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뒷문이 불안하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은 세이브 상황 13번 중에서 4번 실패했다. 셋업맨을 맡던 우완투수 유원상이 7월 들어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21일 수원 LG전에서도 9-8로 1점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유강남에게 우전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우완 베테랑 이보근이 시즌 초반보다 투구 내용이 좋아졌지만, 필승조 진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KT 불펜은 주권 의존도가 매우 높다. 등판, 체력 관리가 동반돼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불펜 경험이 있는 이대은이 8월 진입 전에 가세할 필요가 있었다. 구상이 빗나간 상황. 불펜 운영은 순위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