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한 영화 ‘69세(임선애 감독)’가 특정 세력들의 평점 테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영화의 진가를 알고 있는 관객들이 대거 나서 응원하며 저격을 막아내고 있어 화제다.
영화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장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제24회 부산 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고, 언론과 평단, 셀럽과 관객들의 극찬과 응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영화적인 완성도와는 별개로 영화의 소재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집단이 등장했다. “소설 쓰고 있다”라는 말로 비하하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편견과 차별을 실제로 고스란히 자행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치욕적인 일을 당했음에도 경찰과 주변 사람 모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도리어 주인공을 치매 환자로 매도하고, 법원 역시 나이 차이를 근거로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떠한지 그들 스스로가 보여주고 있는 것. 이들의 행태로 영화의 평점이 2점대까지 내려갔지만,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깨어있는 관객들이 응원을 보내 평점이 7점대까지 다시 올라갔다.
'실화기반인데 반응이 왜 이렇죠? 꼭 어디서 몰려온 것 마냥. 찔리시나 봅니다. 영화 '69세'를 판타지 취급하는 1점 리뷰들이 이 영화에 대한 가치를 반증하는군요. 소외된 노인 여성 대상 성범죄를 조명해주는 69세를 응원합니다', '여기 댓글들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아닐까.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 '가해자에 감정 이입하는 평점이 꼴보기 싫어서 남깁니다. 인간다움에 대해 논하는데 왜 가해자의 입장이 되어 분개하나', '좋은 영화입니다. 뭐가 찔려서 평점테러하나요', '현실을 직시하세요. 현실엔 이미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합니다. 영화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지도 않고서, 심지어 실제로 관람하지도 않고선 저열한 댓글과 낮은 별점을 누르는 당신들이 잠재적 가해자인 듯 하네요', '여기에 엄한 댓글 다는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의 현 주소 같네요. 영화 보지도 않아놓고 별점 테러 하는 사람들 이해가 안 될뿐더러 이해하기도 더럽습니다. 이런 일 많아요 조금만 검색해봐도 아는데 검색이 어려운 건지 멍청'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앞서 영화는 봄볕단이라는 서포터즈의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또한 민규동 감독은 “멋진 화두의 영화”라고 추천했고, 방은진 감독은 “우리 주인공 효정이 어떤 식으로 용기를 내고 어떻게 햇빛 쪽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지 영화를 통해서 꼭 확인해보시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용기를 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해주고, 누군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영화 ‘69세’에 대한 응원을 부탁했다.
영화 ‘69세’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자세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작품이다. 사건을 자극적이거나 전시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우리가 무심코 당연하게 지나쳤을 이야기를 일상의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리며 품위 있게 인간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생각하게 한다.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예수정은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고 절제된 연기로 영화의 주제에 진정성을 더하며 찬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