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골프의 새 스타 김한별(24)이 두 번째 별을 달았다. 김한별은 13일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 벌어진 KPGA 코리언투어 신한동해오픈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4언더파로 캐나다 교포 리처드 리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투어 2년 차 김한별은 2주 전 열린 해지스 골프 KPGA 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챔피언이 됐다. KPGA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15년 박상현 이후 5년 10개월만이다. 김한별은 아마추어 시절인 2017년 호심배와 허정구배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연속 우승한 경력이 있다.
김한별은 우승 상금 2억6000만원을 받아 상금 1위(4억1774만원)에 등극했다. 1위였던 제네시스 포인트에서는 압도적 선두가 됐다. 10월 미국에서 열리는 PGA 투어 더 CJ컵 출전을 사실상 확정했다. 김한별은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한 명실상부한 최고 선수다.
코리언 투어 선수들의 실력은 요즘 상향 평준화됐다. 난코스인 베어즈베스트지만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폭풍처럼 점수를 줄였다. 전성현은 이날 2번 홀부터 6번 홀까지 5개 홀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를 잡아 5타를 줄여 단독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이후 버디가 안 나왔다.
후반엔 리처드 리가 무서웠다. 9번 홀부터 16번 홀까지 8개 홀에서 버디 7개를 잡았다. 퍼터에 불이 붙어 굴리면 홀에 쑥쑥 들어갔다. 리처드 리는 김한별을 따라잡았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짧아 리듬이 끊겼고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했다.
코스가 어려워 대회 전체로도 기복이 심했다. 전재한은 첫날 8언더파를 쳤으나 둘째 날 4오버파를 치면서 중위권으로 밀렸다. 1, 2라운드 합쳐 13언더파를 친 문경준은 3, 4라운드에서 연속 오버파를 쳤다.
김한별은 2년 차인 젊은 선수지만 가장 꾸준하고, 노련하고, 침착하게 경기했다. 유일하게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69-68-66-67)를 기록했다.
13~15번 홀이 하이라이트였다. 427야드의 파 4인 13번 홀은 어렵다. 페어웨이는 좁고 그린은 호수가 품고 있다. 김한별은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렸다. 그 것도 언덕을 넘어 내리막으로 치닫는 15m 파 퍼트를 남겨뒀다. 김한별은 이 어려운 퍼트를 집어 넣었다.
장타도 빛났다. 김한별은 파 5인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306야드로 조성된 15번 홀에서 김한별은 티샷을 그린을 살짝 넘겼고 여유 있게 버디를 잡았다.
김한별은 또래 보다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연습장에 처음 가 골프에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보다 시작이 늦어 고생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작은 대회에서 처음 우승을 해 봤다.
지난해 프로 신인으로 고전했다. 퍼트와 쇼트게임이 약간 부족했다. 김한별은 그러나 “자신감으로 먹고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자신감으로 밀어보겠습니다”라고 했다. 올해 그 자신감이 꽃피고 있다. '한별'은 한 분에서 최고가 되라는 뜻에서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올 시즌 KPGA 투어는 7개 대회 중 5차례 10대와 20대 선수가 우승했다. 2차례 우승한 김한별 이외에도 김주형(18), 이수민(27), 김성현(22)이 챔피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