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은 지난 15일 잠실 NC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0-2로 뒤진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NC 선발 투수 마이크 라이트를 흔들었다. 두산은 3회 말에만 4득점 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정수빈은 4회도 무사 1루에서 우전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반가운 활약이다. 정수빈은 8월 출전한 25경기에서 타율 0.394를 기록했다. 두산 야수 중 월간 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9월 10경기에서는 타율 0.147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11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소속팀이 2경기 연속 승리 거두지 못하며 침체된 상황에서 승리를 이끄는 타격을 해냈다.
정수빈은 "1~2회 상대 선발 투수 공략에 실패한 탓에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지만 가장 자신 있는 타격으로 출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며 팀 승리를 이끈 소감을 전했다. 이어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시기였고, 버텨내는 게 중요했다. NC전을 기점으로 다시 타격 밸런스를 끌어 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정수빈은 타격 자세를 자주 수정하는 편이다. 몸 컨디션과 타격 지향점에 맞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수빈의 8월 타격감이 좋아진 이유는 가장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자세를 정립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정수빈도 "7월 중순 이후 감각이 올라왔고, 머리에 그렸던 자세가 갖춰진 뒤 지금까지 밀고 왔다"고 전했다.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타격 자세를 정립했다. 정수빈이 재도약 자신감을 감추지 않은 이유다. 타격 사이클에 따라 훈련량을 조절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그는 "밸런스가 좋을 때는 운동량을 줄여 체력 관리에 더 집중한다. 지금처럼 조금 떨어졌을 때는 타격 연습량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반등 발판까지 만들었다. 자신감까지 얻었다.
정수빈은 소속팀 두산의 도약도 자신했다. 16일 기준으로 1위 NC에 4경기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정수빈은 "여러 팀이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한 번 흔들리면 다시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압박도 크다.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부담감을 전하면서도 "2019시즌에 9경기 차를 뒤집고 페넌트레이스 1위를 했다. 미라클 두산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두산의 거침 없는 스퍼트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