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59야드)에서 열린 제120회 US오픈 골프대회(총 상금 12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디섐보는 2위 매슈 울프(미국·합계 이븐파 280타)를 크게 따돌리며 우승 상금 225만 달러(26억원)를 받았다. 세계랭킹 9위이자, 이미 PGA 투어에서 6차례 우승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홀로 언더파를 치고 우승한 선수는 1955년 잭 플렉(미국) 이후 디섐보가 처음이다. 디섐보는 최종합계에서도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 앞서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5차례 US오픈에서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한 사례는 1984년 4언더파를 친 퍼지 죌러(미국)가 유일했다. 디섐보가 그보다 타수를 더 줄여 우승했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모든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를 7번 아이언과 똑같이 맞춰 '미친 과학자'로 불린다. 사냥 모자를 쓰고 대회에 나오는 독특한 패션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그는 헐크를 떠올리게 하는 폭발적인 근육으로 유명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어가 중단된 기간에 근육으로 몸을 불려 장타자로 거듭난 그는 4라운드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336.3야드를 기록했다. 디섐보의 1~4라운드 평균 비거리는 325.6야드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41%에 불과했지만, 64%의 높은 그린 적중률로 보완했다.
디섐보는 "(내 전략에) 100% 확신했다. 의심은 없었다. 모든 샷을 다른 모든 선수보다 더 반복적으로 칠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내가 6타 차로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잉글리스(미국)는 "예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경기였다. 존 댈리가 조금 바꿨던 골프를 타이거 우즈가 바꿨고, 디섐보가 다시 바꾸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정말 인상적"이라며 감탄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임성재(22)는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치고 최종합계 9오버파 289타로 22위를 차지했다. 임성재는 메이저 대회 개인 통산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기존 최고 순위는 2018년 PGA 챔피언십 공동 42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