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는 이천웅이 부상으로 빠진 뒤 리드오프 역할을 맡았다. 이천웅이 지난 7일 1군에 복귀한 후에도 홍창기는 여전히 1번 타자를 사수하고 있다.
홍창기는 23일까지 타율 0.286·3홈런·26타점을 기록 중이다. 1군 출장 경기가 늘어나면서 상대 팀이 그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5월(0.167), 6월(0.216), 7월(0.275), 8월(0.326)을 보내는 동안 타율이 우상향했다. 이달에도 0.324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홍창기는 장타율(0.431)도 꽤 높은 편이다. 홍창기는 지난 10일 규정타석에 진입, 타격 각종 순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출루율이다. 0.410으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10개 구단 리드오프 중 가장 높다. 그렇다 보니 "누굴 1번 타자로 써야 하노?"라며 행복한 고민을 드러냈던 류중일 감독의 마음은 굳어진 모양새다.
출루율 부문에서 6위 박석민(NC, 타율 0.284)을 제외한 상위권 선수들은 모두 3할 중반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56타석만 소화한 홍창기가 4할대 출루율을 올린 건 그만큼 돋보이는 기록이다.
홍창기의 '눈 야구'가 빛을 발휘하고 있다. 홍창기는 타석당 투구 수가 4.37개로 KT 조용호(4.54개)에 이어 KBO리그 2위다. 타석당 볼넷은 0.1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상대 투수의 공을 최대한 많이 보고, 출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홍창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볼넷과 출루를 좋아했다"고 한다.
홍창기는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형성해놓고, 그 안에 들어오는 공만 타격한다. 파울 비율은 18.2%(전체 27위)로 리그 평균 18.1%와 차이가 없다. 끊임없이 공을 커트해 상대를 괴롭히기보다, 유인구나 볼에 아예 배트를 내지 않는 편이다. 홍창기는 "떨어지는 변화구는 직구와 회전이 조금 다르다. 공의 회전이 다르다고 생각되면 스윙을 최대한 참으려고 한다. 물론 속을 때도 많지만, 최대한 많이 참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는 "훈련할 할 때 볼 같은 공도 쳐보면서 어떤 코스가 방망이에 맞지 않는지 점검한다. 경기 출장이 늘어나면서 선구안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창기의 활약은 중심 타선과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4번 타자 김현수가 타점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홍창기의 높은 출루율이 한몫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