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안방에서 또 한 번, 전북 현대에 무릎을 꿇었다. 울산은 25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6라운드 전북과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데 이어 파이널 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패배. 전북전 3전 전패가 된 울산의 '우승 기상도'는 단숨에 흐림으로 변했다.
이날 패배로 울산은 16승6무4패(승점54)에 머무르며 공고히 지켜오던 1위 자리를 전북(18승3무5패·승점57)에 내줬다. 이날 경기서 울산이 이겼다면 다득점에서 크게 앞서있는 만큼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어설 수 있었으나 축구의 신은 비정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3, 만약 최종전에서 울산이 이기고 전북이 패한다면 다득점에서 앞선 울산의 우승. 울산과 전북이 모두 이기거나 진다면 전북의 우승이다. 결과적으로 리그 최종 라운드인 27라운드 결과에 따라 올 시즌 우승팀이 결정되게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도훈 울산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마지막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패배에 대해선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부분은 잘 나왔다"고 간결하게 답했다.
"설영우를 선발로 쓴 이유는 수비력이 좋기 때문이었고 공이 갔을 때 실수 없이 연결하는 부분을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한 김도훈 감독은 이날 결승골을 내주는 치명적 실수를 한 김기희에 대해 "축구를 하다 보면 많은 상황이 생긴다. 운이 나쁠 수도 있고 변수도 있다"며 "감독이 잘못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 김기희에겐 위로와 휴식이 필요하고, 지나간 것은 빨리 잊고 축구를 계속 해야 한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