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을 야구 진출을 확정한 KT가 내년에는 더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KT 우완투수 배제성(24)은 지난 25일 수원 롯데전에서 시즌 10승을 채웠다. 그는 2019시즌에도 10승(10패)을 거뒀다. KT는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국내 투수를 배출했다.
동시에 구단 최초의 기록을 하나 더 썼다. 신인 우완투수 소형준(19)이 이미 10승 고지를 밟았다. KT는 단일 시즌 10승 이상 기록한 국내 투수 2명을 보유한 첫 시즌을 맞이했다.
이강철 감독, 박승민 투수 코치의 안목과 결단력이 만든 성과다.
배제성은 2017년 4월, 롯데와의 2대2 트레이드로 영입한 투수다. 이강철 감독은 부임 첫 전지훈련이었던 2018시즌 마무리 캠프에서 그를 선발투수로 점찍었다. 이듬해 선발진 공백이 생겼을 때 그를 기용했다. 소형준의 자질도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알아봤다.
내년에 KT는 더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전망이다. 선발진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우완 사이드암투수 고영표(29)가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다. 2017~18시즌 KT 3선발을 맡았던 투수다. 2017시즌에는 8승(12패)을 거두며 창단 첫 국내 투수 10승에 도전하기도 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우완투수 류희운(25)도 잠재적인 선발 후보다. 좋은 체격(191㎝·103㎏)에서 뿌리는 묵직한 직구가 일품이다. 지난 10일 수원 두산전에서 구원 3이닝을 잘 던졌다. 이강철 감독이 "느린 변화구만 보완하면 선발감이다"고 평가했다.
최근 두 시즌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한 김민수(28)와 김민(21)도 있다. 두 투수 모두 구원보다는 선발로 던질 때 강점을 보인다. 젊은 투수들을 꾸준히 눈여겨보는 이강철 감독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제2의 소형준이 나올 수도 있다.
야수진은 내야수 문상철(29)의 성장이 포지션 경쟁을 뜨겁게 만들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185·5홈런·장타율 0.305를 기록했다. 올 시즌 타율 0.267·8홈런·장타율 0.473를 기록했다.
타격폼 변화가 성과를 냈다. 이전에는 왼 다리를 들었다 착지하면서 스윙 했다. 현재는 왼발을 지면에 고정시킨다. 레그킥을 버리면서 콘택트 능력이 좋아졌다. 지난 7월, 친분이 거의 없는 '타격 머신' 김태균(한화)를 찾아가 직접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효과가 있었다. 김태균은 모바일 메시지를 통해서 다양한 훈련법을 알려줬다.
현재 KT 주전 1루수는 간판타자 강백호다. 문상철은 주로 대타로 나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문상철의 타격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외야수 전향을 검토 중이다. 베테랑 유한준의 은퇴 이후도 준비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