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100대 기업들 영업익 줄었지만 투자·현금성 자산 증가

매출액 100대 기업 2020년 상반기 실적.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하고, 현금성 자산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투자액·현금성 자산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총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7% 감소한 3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투자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8.0%(4조6000억원) 증가한 6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투자액 중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9.6%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통신(19.6%), 자동차(11.1%), 전기·전자(7.7%) 순으로 투자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음식료(-48.9%), 유통(-56.7%) 등 내수업종의 투자는 급감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투자액 대비 영업이익은 0.54배로 최근 5년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100대 기업이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돈이 투자집행액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영업이익이 투자액을 크게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차입이 늘면서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200조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6월말 기준 31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2%(50조2000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순유입)이 77조원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순유출) 57조3000억원보다 20조원 가량 많았다. 재무 활동 현금흐름(순유입)도 32조6000억원 증가했다. 
 
한경연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현금을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오히려 차입을 통해 더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며 "기업 자금이 연구개발 투자 등에 계속해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