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인 김택진(53) 엔씨소프트 대표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직관’(직접 관람) 하기 위해 경기일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는다. 1차전이 열린 17일, 김 대표는 NC 응원석인 1루 측 스카이박스 관람석에 자리를 잡았다. NC 모자, 마스크, 점퍼 등을 착용하고 응원 도구를 들고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김 대표는 이튿날 2차전도 관전했다.
NC 팬들은 김 대표를 “택진이 형”으로 부른다. 김 대표도 팬들과 함께 응원하려고 스카이박스와 관중석을 오갔다. 엔씨소프트 직원 350여 명도 와서 김 대표의 직관 응원에 동참했다. NC 구단 창단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던 김 대표는 올해 첫 정규시즌 우승도 직관하려고 지난달 21~24일 나흘간 대전, 광주, 창원 야구장을 찾았다.
NC 구단 관계자는 “김 대표님은 KS가 7차전까지 가더라도 전부 직관할 계획이다. 선수들은 부담 갖기보다 오히려 힘내자는 분위기다. 구단주가 평소 선수들과 막역한 사이라서 경기장 직관 응원을 반긴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2016년 NC가 KS에 처음 진출했을 때도 직관 응원했다.
포스트시즌이 되면 경영 일선에서 바쁜 유명한 대표들을 야구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자사 프로야구 팀을 가지고 있는 기업 대표들이 야구장에서 일반 팬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응원해 화제가 된다.
2018년 SK 와이번스가 KS에서 우승 당시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이 7년 만에 야구장을 찾아 응원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6차전을 찾았던 최 회장은 하마터면 우승 장면을 못 볼 뻔했다. SK가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두산에 앞서, 우승을 예상하고 최 회장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SK는 8회 역전을 허용했다. 패색이 짙던 9회 2사에 최정이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13회 한동민이 역전 홈런을 날려 5-4로 이겼다. 13회에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한 김광현은 “회장님 등 구단의 많은 관계자가 경기장에서 기운을 보내줘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때 ‘승리 요정’으로 불렸다. 2013년 KS 당시, 삼성은 1, 2차전에서 두산에 내리 졌다. 팀 분위기가 어두웠는데, 3차전 날 이 부회장이 경기장에 나타났다. 이 부회장이 직관하는 가운데 삼성이 3-2로 이겼다. 이 부회장이 오지 않은 4차전에서 삼성은 1-2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 이 부회장이 다시 나타난 5차전부터 삼성은 3연승을 달려 결국 우승했다.
2017년 KIA 타이거즈 우승 때는 정의선(50)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김승연(68) 한화그룹 회장은 2018년 한화 이글스와 당시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기 위해 대전구장을 찾았다. 2015년 정규시즌 직관 이후 3년 만이었다. 만년 하위권 한화가 3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되자 한달음에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