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정해놓은 외국인 선수 계약 가이드라인은 확실하다. 올 시즌 15승을 기록한 데이비드 뷰캐넌(31)은 재계약 대상자다. 이미 구단에서 재계약 오퍼를 넣었고, 선수의 사인을 기다리고 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뷰캐넌과 원칙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다. (계약 완료까지)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블리가 고민이다. 지난해 8월 삼성이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그는 완봉승을 포함해 강렬한 단기 임팩트(4승 4패 평균자책점 3.95)를 보인 덕분에 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시속 150㎞ 빠른 공에 커브,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투구 레퍼토리가 다양하다. KBO리그 2년 차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6승 7패 평균자책점 4.26. 선발 투수의 평가 지표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7회에 불과했다. 뷰캐넌(18회)과 차이가 컸다.
라이블리는 왼 옆구리 근육 파열로 55일(5월 23일~7월 16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 영향으로 올 시즌 112이닝 소화에 그쳤다. 규정 이닝(14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라이블리 이탈은 삼성이 시즌 초 힘겨운 경기를 치렀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홍준학 단장은 라이블리에 대해 "재계약 대상자로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뷰캐넌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라이블리를 뷰캐넌과 동일 선상에 놓기 어렵다는 의미다. 뷰캐넌은 삼성 외국인 투수로는 1998년 스캇 베이커 이후 22년 만에 15승을 달성한 에이스다.
삼성 구단은 일단 라이블리의 대체 자원을 찾아볼 계획이다. 재계약 가능성은 반반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선수 시장이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관심을 끌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상황에서 삼성이 KBO리그 적응을 마친 라이블리를 포기하는 데에는 결단이 필요하다. 부상만 없다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계약과 신규 영입을 동시에 고려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한다. 홍준학 단장은 "12월 초 미국에서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더 좋은 선수가 있으면 교체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재계약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외국인 타자는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항간에 삼성이 내야수 라이더 존스와 계약한다는 설이 떠돌았으나, 일간스포츠의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존스가 SNS(소셜미디어) 친구 목록에 삼성 야구단을 추가해 계약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홍준학 단장은 "처음 들어보는 선수다. 우린 수비를 잘하면서 방망이도 수준급인 외야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