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4일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이상 31)을 KT에 보냈다. 대신 KT로부터 투수 최건(21)과 2022년 2차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얻었다.
이번 트레이드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먼저 '현재 전력'과 '미래 자원'을 맞바꿨다. 또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이 포함된 KBO 역사상 첫 번째 트레이드(2019년 지명권 2장 이내와 선수 트레이드 가능 결정)라는 점도 눈에 띈다.
신본기는 통산 706경기에 출전한 백업 내야수다. 올해 딕슨 마차도를 영입하기 전까지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2018년 139경기에서 타율 0.294, 11홈런, 71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박시영은 올해 3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1로 부진했으나, 최근 5시즌 중 3시즌에서 57이닝 이상을 투구한 계투 요원이다.
롯데는 즉시전력감 두 명의 선수를 보냈다. 그러나 새로 데려온 선수와 지명권 카드는 내년 시즌 전력으로 투입할 수 없다. 롯데로 트레이드된 최건은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다. 내년 11월 소집 해제된다. 2022 신인 지명권은 내년 가을에 행사할 수 있다. 여기서 지명된 선수는 2022년에 뛸 수 있다.
롯데는 '미래'를 택했다. 최건은 2018년 2차 2라운드 11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1군 출장은 2018년 2경기, 2019년 1경기 등판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최건의 직구 무브먼트와 회전 등을 살펴본 뒤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 나올 자원이 올해(2021명)보다 더 나은 점도 고려했다.
롯데는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미래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전력에 즉시 힘을 보탤 수 있는 '현재'보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다. 성민규 단장이 "(이번 트레이드로) 욕을 먹을 수 있다. 무리수를 둔 트레이드였고 볼 수도 있다"고 말한 이유다.
또한 롯데가 선수 기용 기조를 신호탄이기도 하다. 한동희와 최준용 등 유망주들이 올해 두각을 많이 나타냈지만, 롯데 2군에는 젊은 자원들이 여전히 많다. 이에 따라 롯데는 베테랑 선수를 보내고, 젊은 선수를 뽑아 '리빌딩'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20년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팀 연봉이 90억 1600만원에 이르렀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야수 주전층도 확고한 편이다. 그래서 이번 FA 시장이 적극적이지 않다. 대신 트레이드를 통해 계속 전력 보강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의 결정은 2~3년 후에나 평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