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경주인 코리아컵·스프린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올해 취소됐다. 하지만 이웃 나라 일본과 홍콩은 각각 지난 11월 29일과 이달 13일 무사히 열렸다.
홍콩은 인구 1인당 경마 매출 ‘세계 1위’이며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중 하나가 경마다. 1988년 시작된 홍콩 국제경주는 매년 12월 둘째 주 일요일에 샤틴 경마장에서 개최된다. 론진 홍콩컵(GⅠ, 2000m, 총상금 약 40억원)을 비롯해 4개 경주가 시행된다. 영국의 로열 애스콧, 프랑스의 개선문상, 호주의 멜번컵, 미국의 브리더스컵, UAE의 두바이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대회로 손꼽힌다. 이런 전통과 명성에 기반해 홍콩 정부는 올해 홍콩컵의 개최를 위해 ‘국제 선수단 입국에 대한 특별 프로토콜’에 동의했다. 이에 일본과 아일랜드에서 기수를 비롯한 경주마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 13일 열린 홍콩컵은 일본의 ‘놈코어’가 가져갔다. 지난해 홍콩컵 우승마이자 올해 역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던 일본의 ’윈브라이트‘는 2위다. 놈코어는 2010년 ‘스노우페어리‘ 이후 최초 홍콩컵 영광을 가져간 암말이다.
일본 역시 무관중으로 경마를 지속해왔다. 국제 경주 ‘재팬컵’ 역시 관중이 제한됐다. 11월 마지막 주 일요일 도쿄 경마장에서 열리는 재팬컵(GⅠ, 2400m, 총상금 약 65억원)은 1981년부터 시작돼 3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올해 재팬컵은 자국 경주마 중심으로 라인업이 꾸려졌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가 예측되며 273억엔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일본중앙경마회(JRA) 최고매출이자 지난해 재팬컵 대비 47.8%증가한 수치다.
홍콩과 일본의 공통점은 코로나 사태에 맞서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며 자국 말산업을 보호하고, 또 해당 매출의 일부를 세금으로 납부해 국가재정을 지원해나간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전화·인터넷 등 비대면 발매수단의 법제화에 있었다. 전화·인터넷으로 발매하는 일본은 올해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 일본경마중앙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매출은 1조4753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 기반을 다지는 이웃 국가들처럼 한국도 지속 가능한 경마산업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