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왕 제리 샌즈(33·미국), 타격 4관왕 멜 로하스 주니어(30·미국),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공화국).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가 KBO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들을 싹쓸이했다.
한신은 23일 알칸타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알칸타라는 구단을 통해 "좋은 구단에서 뛰게 돼 기쁘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신은 시즌 중반부터 알칸타라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스포츠호치는 알칸타라가 2년 400만달러(약 44억원)에 계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알칸타라는 2019년 KT 위즈에 입단해 27경기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올해는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고, 31경기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다승왕을 차지했다. 한신은 이에 앞서 KBO리그 최고 타자였던 로하스도 영입했다. 2017년부터 KT에서 뛴 로하스는 올해 홈런(47개), 타점(135개)을 비롯해 타격 4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한신은 지난해에도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한 샌즈를 데려갔다. 2018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샌즈는 2019시즌 타율 0.305, 28홈런, 113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왕에 올랐다.
한신은 NPB에서도 자금력이 떨어지는 구단이 아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나 요미우리 자이언츠엔 뒤지지만 쓸 때는 지갑을 여는 팀이다. 최근엔 긴축재정을 펼쳤으나, 올 시즌 센트럴리그 2위에 오르자 요미우리 타도를 위해 외국인 선수 보강에 집중했다. 샌즈(50만달러→110만달러), 로하스(150만달러→300만달러, 알칸타라(70만달러→200만달러·이상 1년 평균 최고액 기준) 모두 KBO리그에서보다 연봉이 뛰었다. 일본 구단들은 최근 들어 KBO리그 출신 외인보다는 미국 출신들을 선호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고, 메이저리그 로스터도 변칙 운용되는 바람에 여의치가 않았다. 그러면서 KBO리그에서 검증된 선수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한신은 한국 출신 선수들을 선호한다. 꾸준히 한국에 스카우트들을 파견했다. 그 전까지는 계약까지 성사된 사례가 많지 않았지만, 오승환(2014~15년)과 윌린 로사리오(2018년)는 영입까지 성공했다. 올해는 샌즈가 센트럴리그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높은 OPS(0.814)를 기록하며 150만달러에 재계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