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시중은행 은행이 연초부터 영업점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만 5대 시중은행이 216개 점포를 없앴는데, 올해는 1~2월에만 20여 곳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가장 큰 규모로 오는 25일 영업점 20곳을 통폐합한다.
이어 신한은행이 다음 달 1일 서울 용산 원효로지점, 서울 종로 함춘회관 출장소, 부산 해운대구 신한PWM해운대센터 등 3개 점포를 없앤다고 공지했다.
하나은행도 1∼2월에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영업점을 통폐합해 점포 2개를 줄이고, 우리은행은 1∼2월 중 경기 분당 정자지점 1곳과 3∼6월에 17곳, 7∼12월에 17곳의 영업점을 각각 폐쇄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점포 계획을 전년 실적을 반영해 3월부터 수립할 예정이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은 코로나19로 '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지난해 점포 수를 대규모로 축소한 바 있다.
5대 은행의 전국 점포 수는 2019년 말 4640개에서 작년 말 4424개로 216개나 줄었다. 2018년 38개, 2019년 41개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농협은행의 점포 수는 1121개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 972개, 신한은행 859개, 우리은행 821개, 하나은행 651개 순이었다.
금융권은 이런 은행 영업점 축소 움직임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분위기다. 이미 금융 서비스는 디지털·비대면화로 크게 움직이고 있고,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익숙해지면서 은행은 비용을 써가며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은행들은 '점포 운영 효율화'를 내세워 '특화 점포'를 개발하고 있다. 시대 분위기에 맞는 '디지털 특화' 점포를 내놓거나 두 가지 비즈니스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복합 점포를 만들고 한 점포를 중심으로 근처의 영업점을 하나로 묶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이 서울 서소문 지점에 디지털영업부 소속 직원과 금융 상담을 할 수 있는 미래형 혁신 점포 '디지택트브랜치'를 마련해 새로운 시도 중이며, KB금융은 한 곳에서 은행,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복합 점포를 도입해 빠르게 확대해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점포 축소는 수년 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라며 "시대에 맞는 오프라인 특화 점포가 생겨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