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우리카드에 점유율 톱5 자리를 뺏겼다. 카드사 대부분이 사업을 펼치고 있는 '리스(시설대여)업'은 이제서야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작년 10월 진행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1차 심사에는 참여하지도 않으며, 롯데카드가 뒤처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3분기 개인·법인 신용카드 일시불·할부 취급액 규모는 14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약 1조45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중 우리카드는 9.43%를 기록하며 점유율 5위로 올라섰다. 2018년 롯데카드에 5위 자리를 내준 이후 재탈환한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카드의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주효했다.
반면 2018년부터 5위를 지켜온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9.3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카드와는 0.09%포인트 격차를 보이며 6위로 내려앉았다.
점유율 하락의 이유는 롯데카드에 최근 내로라할 히트 상품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조좌진 대표의 야심작으로 '로카(LOCA) 시리즈'라는 세트 카드를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모든 곳에서 할인과 적립을 받을 수 있는 ‘로카’ 카드 3종과 자주 이용하는 곳에서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혜택 카드 ‘로카 포’ 카드 5종이다. 세트 카드 효과는 로카 카드 1종과 로카 포 카드 1종을 발급받을 경우 적용되며, 두 카드 실적을 합산해 한 개 카드 실적만 달성해도 두 카드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높은 전월 실적과 그에 비해 소박한 혜택으로 시작부터 불만이 나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 관련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서 혜택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생겼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사업 분야에서도 뒤처지는 모습이다.
조 대표가 신년사에서 "우리만의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발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1차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4일 주주총회에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추가한 사업목적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서 2차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카드사들이 다 하는 리스업도 올해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시설대여업을 신규 사업으로 등록, 후발주자로 나서게 됐다.
카드사는 주로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리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3년부터 리스업은 카드사 실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해 9월 기준 신용카드사의 리스 부문 영업실적은 4593억2200만원으로 전년 동기(2819억6200만원)보다 62.9% 늘었다.
1위 사업자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3분기 리스 부문에서 2166억3100만원의 영업수익을 올렸고, 지난해 카드업계 최초로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 리스 금융 서비스를 개시했던 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 및 리스 부문 수익이 전년보다 50.8% 성장한 1291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뒤늦게 뛰어든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나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카드사와 비교하면 7년이나 늦은 셈이다.
여기에는 2019년 5월 롯데카드의 최대주주가 바뀐 탓이 크다. 과거 롯데그룹 소속일 당시에는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의 리스업 전담 계열사가 있었지만,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소속이 바뀌면서 구멍이 생겼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리스 사업은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할부로 취급 중인 내구재부터 시작해 자동차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신용카드업을 통한 방대한 고객 기반과 중소형 캐피탈사에 비해 조달 금리가 낮은 점을 리스 이자율 가격경쟁력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을 카드사 본연의 업무를 강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연결해 데이터 신사업 발굴과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