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주목하며 앞다퉈 건강을 생각한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로나 블루’ 등으로 인해 멘탈 헬스케어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멘탈 헬스케어 시장 개척에 도전하는 왓슨앤컴퍼니의 김민규 대표를 지난 19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만났다.
멘탈·우울증·스트레스 ‘셀프 메디케이션’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울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단순히 치부해 넘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민규 대표는 “4차 산업이 앞당겨지고 언택트 산업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른 다양한 직업군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자살률이 높은 국가에 속해 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멘탈 케어 브레인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셀프 케어’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멘탈적인 요소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특히 ‘스스로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의 '셀프 메디케이션'이 부각되고 있는데, 건강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이유다. 김 대표는 “스마트워치는 멘탈 케어까지 해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멘탈 웨어러블 의료기기도 있다”고 소개했다.
왓슨앤컴퍼니는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실제로 멘털 헬스케어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주목했다. 김 대표는 “예전 기업에서 멘탈 케어 제품에 대한 세일즈를 담당했다. 현재 나와 있는 제품들은 착용감과 가격적인 부분에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멘탈 관련 환자들이 더 편리하게 본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셀프 메디케이션 제품을 출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과 환자의 연결고리로서 중증 환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유도해 멘탈 관련 환자들이 완벽하게 관리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구상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안전한 뇌자극기 ‘전자약’, 집중력 향상
2018년 본격적으로 멘탈 웨어러블 헬스케어 사업을 구상한 김민규 대표는 2019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결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왓슨앤컴퍼니를 설립했다. 지난해 11월 마침내 국내 최초로 소비자용 멘탈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포커스(POCUS)’를 내놓았다.
그는 “주로 병원에서 사용되는 뇌 활성화 의료기기를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며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며 업무 집중력과 학습 능력 개선,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포커스는 안전한 미세전류를 활용한 집중력 향상 뇌자극기다. 전기와 자기장 같은 방법으로 신경세포의 활성도를 안전하게 조절하는 기술인 뉴로모듈레이션을 적용한 병원 의료기기를 소비자용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는 “과도한 뇌기능은 진정시키고 저하된 뇌기능은 활성화시키면서 좌우 뇌의 균형감을 유지하는 원리”라고 했다. 그는 “인천성모병원에서 임상 진행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됐다”고 덧붙였다.
포커스의 기능성은 1990년대 유행했던 엠씨스퀘어를 떠올리게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엠씨스퀘어는 한때 기업가치가 1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엠씨스퀘어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엠씨스퀘어는 빛과 소리를 이용한다면, 포커스는 안전한 전류를 뇌에 흐르게 하는 원리로 100년 전부터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좌뇌, 우뇌의 밸런스를 확보하면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포커스에 적용된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오랜 시간 연구됐다”고 했다.
포커스와 엠씨스퀘어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김 대표는 “포커스는 과학적으로 검증받은 ‘전자약’이다. 프로야구·프로골프·프로농구 선수들이 착용해 효과를 측정하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왓슨앤컴퍼니가 최근 진행한 포커스의 집중력 증대 효과 설문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목고 학생들은 75%가 ‘만족 이상’을 체크하기도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일론 머스크’ 꿈
김민규 대표는 기업 IR 등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포커스의 체험을 권하고 있다. 그는 “저희 제품을 사용하면 10분 내 사람들의 얼굴이 이완되는 모습이 보인다”며 미소 지었다.
멘탈케어 브레인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효과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의 정용안 핵의학과 교수는 “인터넷 과사용 사람들을 대상으로 뉴로모듈레이션을 적용한 결과, 8시간 게임을 해야 만족감을 보였던 사용자들이 4시간이면 만족도를 느끼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집중력 증대로 인한 몰입도 향상으로 예전보다 50% 감소한 사용 시간에도 만족감을 보인 것이다.
우울증 환자 대상으로 약물과 뉴로모듈레이션 임상 시험 연구가 미국의학협회에 발표됐는데 치료 후 6주 경과 효과가 뉴로모듈레이션의 경우 대조군과 비교해 38% 개선되는 결과가 나왔다. 약을 복용(30%)했을 때보다 더 좋은 개선 효과로 연결됐다.
정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연구한 논문에서 전기자극과 우울증 약을 함께 쓰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복합적인 뇌질환 치료도 의료기기를 통해서 충분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왓슨앤컴퍼니는 우선적으로 학생들을 타깃으로 하는 학습능력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학생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약을 먹는 현상 때문이다. 김 대표는 “수험생들이 ADHD약을 남용하면 뇌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정상인들이 ADHD약을 복용하는 건 의사들도 권하지 않는다”며 “과학적으로 검증된 안전한 기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커스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류양을 더욱 낮췄다. 환자용 의료기기의 경우 2mA 강도지만 절반으로 줄여 1mA의 미세전류로도 효과를 볼 수 있게 개발했다. 그는 “뇌파 관련 특허기술 3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 번 사용할 때 30분간 작동되고 일주일 4~5회 사용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꿈꾸는 김 대표는 멘탈 헬스케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김 대표는 “5년 후에는 멘탈 헬스케어 분야의 독보적인 선두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일론 머스크(테슬라 창업주)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