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가 모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정부가 설 명절에 한해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을 한시적으로 완화하자 고가의 설 선물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한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우리 농축수산물로 구성한 선물세트 매출이 급증했다.
정부의 선물가액 상향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귀향 대신 선물로 보내려는 사람이 늘면서 고가 선물세트 수요도 많아진 탓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30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을 비교한 결과 굴비는 115%, 선어는 103% 등으로 작년 설 대비 매출액이 늘어났다. 청과(94%), 정육(76%) 등도 매출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생필품(44%), 주류(42%), 한과(37%), 홍삼(20%) 등의 매출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대백화점에도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신선식품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설 본 판매 기간 대비 176% 증가했다. 과일은 무려 258%가 증가했고 굴비(166%), 한우(145%) 등의 매출도 2배 이상 뛰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내놓은 한우 선물세트 중 상위 1~10위에는 고가제품들이 차지했다. 특선한우 송 세트(29만원), 명품한우 수 세트(100만원), 화식한우 난 세트(56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 1월 28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이 전년 설 사전예약 기간 대비 53% 증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SG닷컴의 경우 매출이 97.1% 급증했다.
특히 고가의 선물세트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마트에선 20만원 이상인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설 때 같은 예약 기간과 비교해 79.8% 늘었다. SSG닷컴에서도 프리미엄 선물세트 매출이 212.8% 급증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 매출은 작년 설 때와 비교해 67.6% 증가했다.
이중 고가인 한우 선물세트와 굴비 선물세트 매출이 각각 134.1, 94.2% 늘었다. 와인 선물세트(89.2%)와 양주 선물세트(143.8% )를 찾는 소비자도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가액 상향으로 10만~20만원대 한우와 굴비·과일 선물세트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설에 고향을 찾지 않는 대신 고가의 선물로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