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24·당진시청)가 시즌 두 번째 대회인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그레이트 오션로드 오픈(총상금 32만775달러)에서 2회전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 97위 권순우는 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남자단식 2회전에서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42위·세르비아)에 세트스코어 0-2(3-6, 4-6)로 졌다. 이틀 전 1회전에서 안드레이 마르틴(102위·슬로바키아)을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사실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세르비아의 차세대 간판인 ‘제2의 조코비치’ 케츠마노비치는 지난해 9월 세계 랭킹을 39위까지 끌어올렸던 선수다. 주니어 랭킹 1위 출신이고, ATP 투어 우승 경험도 있다. 22살이지만 줄곧 세계 40위권 안팎을 유지한 강자다.
이날 권순우는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1세트 첫 서브 게임을 상대에 내줬다. 2-3에서는 브레이크 기회를 놓친 뒤 또다시 서브 게임을 빼앗겨 반전에 실패했다. 2세트 1-1에서 승부도 아쉬웠다. 권순우는 네 차례 브레이크 기회를 얻고, 여섯 차례 듀스 접전을 펼쳤다. 결국 케츠마노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지 못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1시간 42분 만에 두 세트를 내리 내주고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권순우가 출전한 두 번째 ATP 대회다. 첫 대회였던 지난달 미국 델레이비치 오픈에선 세바스찬 코르다(미국)에 져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선 2회전에 올라 ATP 랭킹 포인트 10점과 상금 4000달러를 챙기게 됐다.
이들 두 대회는 전초전이었다. 이제 메인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다. 8일 같은 장소에서 개막한다. 권순우는 2018년과 지난해, 두 차례 호주오픈에 출전했다.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메이저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해 US오픈에서 기록한 2회전 진출이다.
권순우는 연초 인터뷰에서 “올해는 메이저 대회 3회전 진출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건너가 3개월 동안 호주오픈 출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해왔다. 이번 대회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역대 메이저 최다승 달성 여부가 걸려 있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