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회장 취임 후 첫 경영 행보였던 '아르헨티나 리튬 호수(소금호수) 인수'가 대박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7월 포스코 9대 회장으로 취임했던 최 회장은 그해 8월 아르헨트나 리튬 호수 광권을 인수한 바 있다.
4일 포스코에 따르면 2018년 3100억원에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의 가치가 35조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수 당시보다 리튬 매장량이 늘어나고, 리튬 가격도 급등해서다. 중국 탄산리튬 현물 가격이 지난해 7월 t당 5000달러에서 올해 2월 t당 1만1000달러로 배 이상 급등했다.
또 지난해 말 호수의 리튬 매장량은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t보다 6배 늘어난 1350만t임이 확인됐다. 이는 전기차 약 3억7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리튬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리튬 이외에도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니켈은 리튬과 함께 배터리의 성능과 직결되는 소재다. 포스코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재활용 사업과 호주 등 니켈 광산 투자를 통해 배터리용 니켈 공급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량 중국에 의존하는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지난달 인수 완료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강세와 철강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 1조원 복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6.3% 증가한 1조10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과 지난해 2분기에 별도 기준으로 창사 후 첫 적자(1085억원)를 기록했던 포스코였다. 1조원 영업이익 복귀는 2019년 3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수소 경제'를 위한 협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 개발에 나선다. 수소를 사용한 환원 공정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철강 1t을 만드는데 약 1.85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현대차가 준비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소는 그린수소를 환원제로 쓰기 때문에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게 된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철강 분야에서 탈탄소·수소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재선임을 앞두고 고초를 겪고 있다. '산업재해왕국'이라는 오명으로 국회 청문회에서도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노웅래 국회의원이 공개한 포항제철소 자료에 따르면 최 회장의 취임 전인 2017년 재해사고는 2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 11건, 2019년 43건, 2020년 21건으로 지속해서 증가해 최 회장 취임 후 2년 만에 21배나 폭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