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롯데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추신수(39·SSG)는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롯데 포수 강태율은 22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추신수에게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잘 잡는다"라는 뜻밖의 칭찬을 듣게 됐다.
첫 타석에서 추신수가 겪은 해프닝 때문이다. 추신수는 이날 첫 타석 2볼-2스트라이크에 노경은의 5구째에 스탠딩 삼진으로 여겨 3루 더그아웃으로 몇 걸음을 뗐다. 하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이 들려오지 않자 다시 타석에 들어서며 머쓱해 했다. 추신수는 "솔직히 100%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다. 이후 차트를 보니 스트라이크를 줘도 되고, 볼을 선언해도 되는 공이었다"라며 "내가 너무 일찍 판단했다. 그러면 안 된다"라고 반성했다.
추신수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며 강태율에게 건넨 한 마디는 결국 '프레이밍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프레이밍은 포수가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볼을 잡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포수의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로 평가받고 있다.
강태율은 2015년 롯데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1군 경력은 17경기 출전이 전부다. 꿈을 안고 뛰는 그에게 메이저리그 1652경기 출장한 대선배의 한 마디는 크게 다가온다. 강태율은 "타석에 들어서며 먼저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평소에도 프레이밍은 자신이 있었다. 칭찬까지 들으니 뿌듯하다"라고 웃었다. 그리고 "더 잘하고 싶은 동기부여도 된다"라고 말했다.
낯선 한국 무대에서 지내는 동료들에게도 따뜻한 한마디를 잊지 않고 있다.
추신수는 같은 날 롯데 행크 콩거(최현) 배터리 코치,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추신수는 텍사스 소속 당시 LA에인절스에 몸담고 있던 콩거 코치와 자주 만났고, 스트레일리와 맞대결에선 11타수 4안타(1홈런) 3볼넷으로 천적 면모를 보였다.
추신수는 "콩거는 메이저리그 시절 늘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더라"며 "오랜만에 만나 '한국 생활이 어떻냐'고 물어봤다"라고 소개했다. 스트레일리와도 안부를 묻고, 한국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년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 시범경기 종료 후 NC 나성범(왼쪽)이 SSG 추신수와 그라운드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추신수가 친절하게 다가간 이유는 분명하다. 그 역시 20년 동안 낯선 곳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어려움을 딛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올라섰다. 그는 "외국인 선수들은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라며 "나도 경험해봤다. 외국에서 운동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SSG에도 외국인 선수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주문을 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의 KBO리그 입성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SG 선수들은 추신수의 훈련과 경기 장면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추신수 효과'는 단지 SSG에만 국한되지 않고 타 팀 선수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추진하다가 실패한 나성범(NC)과 최근 식사를 함께 하며 그의 도전을 계속 응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