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MLB 도전 분수령을 맞이했다. 신시내티 강타선을 상대한다. 게티이미지. '벼랑 끝' 도전을 선택한 양현종(33·텍사스)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제 이름값 높은 타자들을 넘어야 한다.
양현종은 25일(한국시간) 오전 10시 5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양현종은 시범경기에 3번 등판했다. 캠프 초청 선수였기 때문에 기회를 늦게 얻었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구단 코칭 스태프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텍사스는 4·5선발 후보들이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주축 불펜 투수 호세 르클럭과 조나단 에르난데스도 이탈했다. 양현종은 앞선 등판을 통해 구원 투수로도 활용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제 익숙한 자리(선발 투수)에서 재평가를 받을 차례다. 지난해 미니 시즌(팀당 60경기)을 소화한 MLB 구단(텍사스) 입장에서는 KBO리그에서 172⅓이닝을 막아낸 양현종의 '이닝 소화' 능력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상대 주축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경쟁력을 증명한다면 MLB 로스터 진입뿐 아니라 선발 투수 활용까지 고려할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시내티를 상대한다. 지난해 31승29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다. 그러나 162경기 체제로 치러진 2019시즌은 75승87패를 기록하며 지구(내셔널리그 중부) 4위, 2018시즌은 67승9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류현진(토론토)이 통산 7경기 등판, 4승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팀이다. 2020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2경기에 등판, 11이닝 동안 실점 없이 2승을 거뒀다. 김광현의 성적은 양현종에게도 유의미한 표본일 것.
SURPRISE, ARIZONA - MARCH 07: Pitcher Hyeon-jong Yang #68 of the Texas Rangers walks off the field following the MLB spring training baseball game against the Los Angeles Dodgers at Surprise Stadium on March 07, 2021 in Surprise, Arizona. (Photo by Ralph Freso/Getty Images) 선발 등판이다. 양현종은 1회부터 신시내티 주축 타자들을 상대한다. 신시내티 간판타자이자 MLB 대표 '출루 머신' 조이 보토는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신시내티는 닉 카스테야노스, 에우제니오 수아레즈, 마이크 무스타커스 등 강타자 많다. 이들은 24일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서도 모두 선발로 나섰다.
카스테야노스는 2020시즌을 앞두고 기간 4년, 총액 6400만 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선수다. 2013시즌 디트로이트에서 빅리그에 데뷔, 주축 선수로 올라섰다. 2017~19시즌 모두 23홈런 이상 기록했고, 60경기에 나선 2020시즌은 14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은 0.301다.
수아레즈는 2018시즌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다. 2019시즌 49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장타율은 0.473. 수아레즈도 우투수보다 좌투수에게 더 강했다. 무스타커스도 2019년 12월, 4년·6400만 달러에 FA 계약한 거포 내야수다. 통산 190홈런을 기록했다. 한 시즌 2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만 5번이다.
닉 센젤, 제시 윈커 등 1990년대생 20대 선수들의 타격 능력도 뛰어나다. 윈커는 지난해 54경기에서 12홈런, 장타율 0.544를 기록했다. 2019시즌 MLB 최초로 데뷔 16경기에서 10홈런을 때려낸 아리스티데스 아퀴노, 올해 시범경기에 나선 신시내티 타자 중 가장 높은 OPS(1.220·출루율+장타율)를 기록 중인 마크 페이튼도 경계 대상이다.
MLB.com 캡처 양현종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8일 LA 다저스전에서는 이름값 있는 타자를 상대하지 못했다. 14일 밀워키전에서는 주전급 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아비사일 가르시아를 상대해 각각 삼진과 범타 처리했다. 20일 다저스전에서는 오스틴 반스, 맷 데이비슨, 맷 비티 정도가 국내 MLB팬에게도 익숙한 정도.
수아레즈와 무스타커스, 카스테야노스는 앞서 상대한 타자들보다는 기량과 폼, 이름값이 더 높다. 카스테야노스와 무스타커스는 2021시즌 연봉이 1400만 달러다. 수아레즈는 1078만 달러를 받는다. 양현종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신시내티 타선을 침묵시키고, MLB 로스터 진입을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