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삼성전자의 전략에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 있는 데다 향후 취업제한까지 예상되고 있어 경쟁사들의 전략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인텔의 팻 겔싱어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지리적으로 균형 잡힌 공급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보아온 것처럼 세계는 혼란과 도전에서 벗어나 더 균형 잡힌 방식으로 미국과 유럽에 반도체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두겠다는 계산이다.
인텔은 지난 23일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내년 안에 공장 2개 신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0억 달러(22조66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겔싱어는 지난달 중순 CEO로 선임된 뒤 발 빠르게 파운드리 시장 계획을 밝히는 등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1위 TSMC에 이어 삼성전자가 뒤를 쫓고 있지만 격차가 크다. 하지만 두 기업이 사실상 양분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인텔의 가세로 파운드리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겔싱어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에 대해 "우리는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전체 생산능력에서 선두를 달리지 않으면 뒤처질 것이다. 제조업을 하려면 우리와 다른 기업을 위한 파운드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 추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인텔은 20년 이상 반도체 시장을 혁신적으로 이끌어왔다. 우리는 구멍에 걸렸고 빠져나오는 길을 파고 있다"며 "지속적인 리더십은 우리가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TSMC와 경쟁과 관련해 "파운드리 사업을 잘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TMSC보다 시장점유율이나 생산능력,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단 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