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온라인 IT 커뮤니티가 삼성전자의 파격적인 프로모션 소식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1 울트라'(이하 갤S21U)를 사면 노트북과 무선 이어폰을 공짜로 주는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구매 인증 글이 올라왔는데, 출시 반년도 되지 않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모습에 허탈해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12일 홈플러스 울산점에 입점한 삼성디지털프라자 관계자는 "10일과 11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던 갤S21U 구매 프로모션을 이날 오전 11시까지 연장했다. 현재는 마감한 상태"라며 "판매량은 공개할 수 없다. 프로모션 추가 계획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모션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홈플디플(홈플러스에 입점한 삼성디지털프라자) 대란'으로 불린다. 전국 13곳의 홈플디플에서만 해당 프로모션을 취급했다. 홈플러스 측은 "판매 공간을 제공할 뿐 프로모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이벤트다. 관련해 매출을 꽤 올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 기준 145만원의 갤S21U 자급제 모델과 각각 93만원, 18만원 상당의 '삼성 노트북 플러스2',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 패키지를 111만원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 다만 삼성카드로 결제해야 청구할인, 캐시백 등 프로모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프로모션 당시 현장에서 앱카드 발급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고폰 매입 서비스 '민팃'을 활용해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다.
지금도 전국 홈플디플에서 비대면 구매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모션 재고 소진 여부를 물어봤지만, 회신이 오지 않는다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쉬운 대로 근처의 일반 삼성디지털프라자에 방문해 카드할인과 상품권 혜택을 묶어 비슷한 수준의 혜택으로 유사 패키지를 구매한 소비자도 있다.
중고물품 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에는 갑자기 많은 양의 삼성 노트북 플러스2와 갤럭시 버즈 플러스 매물이 올라오고 있다. 프로모션 시작일이었던 지난 10일부터 지금까지 중고나라에는 80개에 가까운 삼성 노트북 플러스2 매물이 등장했다. 가격은 50만~60만원대로 형성됐다. 갤럭시 버즈 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프로모션 패키지 구성품을 되팔면 70만~80만원에 갤S21U를 구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대로 된 가격에 갤S21U를 구매한 소비자만 억울하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시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제품에 과도한 혜택을 적용해 소비자 차별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한 IT 커뮤니티 이용자는 "애플 아이폰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철저한 제품 가치 관리다. 갤럭시 시리즈 출고가에 거품이 꼈다는 이야기가 이런 프로모션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차라리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안 보는 것이 낫다. 특히 사전예약은 호구 짓이나 마찬가지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신제품은 미리 구매하지 않고 꼭 프로모션을 활용할 것이라는 글들도 올라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사양을 낮추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지난달 26일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출시 후 57일 만의 성과로, 전작인 '갤럭시S20' 대비 약 한 달 빠른 기록이다. 여기에 이동통신 3사는 갤S21U 모델에 한해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