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이건희 회장의 유산 상속세 신고 납부 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삼성 일가가 상속 내용을 이번 주 공개할 전망이다. 상속세 규모가 역대 최다인 12조~13조원으로 추정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와도 맞물려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상속 배분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분 배분과 상속세를 낮추는 지분 배분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지분은 삼성전자 4.18%, 삼성전자우 0.08%, 삼성SDS 0.01%, 삼성물산 2.88%, 삼성생명 20.76%다. 이중 삼성전자의 지분 상속이 관심사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부회장이 17.33%를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으로 삼성전자까지 지배하는 구조다. 실질적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7%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상속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정 비율상 홍라희 여사가 33.33%로 가장 많이 상속받을 수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 몰아주기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 회장의 유서에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면 얼마든지 이 부회장에게 많은 삼성전자 지분이 돌아갈 수 있다. 홍 여사와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상속 대상이다.
다음은 상속세 절감을 위해 법인 삼성물산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을 인수하는 방안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율을 높인다면 삼성물산 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 또 법인이 인수할 경우 지배력은 높이면서 이 부회장의 상속세를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상속세는 연부연납 방식이 예상된다. 연이자 1.8%를 적용해 신고·납부 때 전체 상속세액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낸 뒤 연부연납 허가일로부터 5년간 나머지 6분의 5를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부동산 매각을 비롯해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없는 삼성SDS 등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이 회장이 사재 일부와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규모만 2조~3조원에 달한다. ‘이건희 컬렉션’ 1만3000점 중 일부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