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수장들이 탄소중립과 그린에너지로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31일 '2021 PG4 서울 정상회의'의 에너지 세션에 참석해 "한화는 작은 발전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동관 대표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 함께 기조연설을 맡았다.
국내 대기업 CEO 중 유일하게 본회의 연설자로 나선 김동관 대표는 “기후변화에 맞서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내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화그룹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생산 설비를 활용하면서도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며 '수소 혼소(混燒) 발전' 기술을 해결책의 하나로 소개했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LNG(액화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방식으로, 기존 LNG 발전보다 이산화탄소를 30% 이상 줄이고 산화질소의 배출도 막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3월 세계적인 가스 터빈 업체인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인수해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을 확보했다.
김동관 대표는 "수소 혼소 기술은 탈탄소화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지만, 그 잠재력을 활용해 발전소 사업을 혁신하면 커다란 변화를 현실화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먼저 채택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화솔루션은 강원 평창에 그린수소 단지를 구축하는 등 그린에너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김동관 대표는 하드웨어(HW) 구축을 넘어 소프트웨어(SW) 혁신을 통해 효과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해결책도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에너지 소비 패턴을 지닌 도시에서는 수요와 공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효율적으로 탄소를 감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해답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에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7일 'ESG·그린기술 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기업들이 친환경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측정·인센티브·협력'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이윤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경영 활동을 해온 결과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 문제를 일으켜 왔다"며 "기업은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과 자원을 보유해 문제해결을 위한 주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지난 28일 '녹색기술,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패스파인더' 세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조방안 등을 발표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혁신과 기술 진보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탄소 중립 기술 상업화를 위해 과학·공학 분야를 지원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구체적인 실행, 그리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공조·소통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향후 자동차 생산·운행·폐기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해 전 세계적인 순환 경제 사회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금 전 세계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전동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