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레싱'(2013) 이후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서인국이 '파이프라인(유하 감독)'의 주인공으로 흥행 훔치기에 돌입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이다. 서인국은 주인공인 대체불가 최고의 천공 기술자 핀돌이 역을 맡았다. 핀돌이는 드릴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천공 기술자로, 업계 최고라 불리는 타고난 도유꾼. 건우(이수혁)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으로 수천억 규모의 범죄에 리더로 합류해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을 이끄는 인물이다. 핀돌이 역으로 분한 서인국은 세련된 명품 수트를 입은 채, 천공 작업을 하는 모습부터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에 휘말리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월화극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 신비로운 매력이 넘치는 멸망을 연기 중인 서인국. TV와 스크린 두 영역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로 '배우 서인국'의 무한한 스펙트럼을 입증하고있다.
-체중 감량 전문가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변화가 없었나. "(체중 관리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 핀돌이는 고급 수트를 입고 고급 시계를 차고 스포츠카도 탄다. 막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감추려는 부분이다. 땅굴에서 일하는 모습이 안 나오게 위장술을 하는 거다. 캐릭터를 뽐내기 위한 느낌은 적다. 그래서 체중 감량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체중은 왔다갔다 많이 하는 편이다. '파이프라인'은 74kg 나갔었고, '멸망'에서는 68kg이 나갔다.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뺐다 찌웠다 할 수 있다. 나에게 체중 감량은 캐릭터가 보여지는 수단이다."
-다이어트 노하우가 있나. "많이 안 먹고 많이 움직이자. 많은 다이어터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웃음) 그러나 오늘은 치킨을 먹어서 부었다. 하하."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밝힌 가족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무뚝뚝한 집안이다. 일에 대해 부담을 느낄까봐 따로 말하지 않으신다. 남들에겐 재미있을 수 있는데, 나는 내 가족이야기니까 너무 민망한 거다.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고, 부모님도 이야기하지 않으시더라.(웃음)"
-'나 혼자 산다'에 과거 출연했던 자취 초보의 모습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나 혼자 산다'에 한번 더 출연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요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졌다. 울산에서 카페 레스토랑을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그 이후로 공부를 많이 했다. 인테리어 소품도 조금씩 사고 있다. 많이 깔끔하게 치우며 산다. 그런 부분을 기회가 되면 나중에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또 참여하고 싶은 예능이 있나. "토크쇼는 겁이 난다. 떨리고 긴장된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삼천포로 빠지는데, 삼천포로 빠지는 내 모습이 싫다. 말을 할 때 긴장을 많이 한다. '미운 우리 새끼' 하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다. 말 없이, 일만 하는 '삼시세끼'나 '정글의 법칙' 같은 예능을 하고 싶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12년간 잘 버텨왔다. "12년이 됐다는 것이 와닿지는 않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여전히 어렵고 새롭고 기쁘다. 하나하나가 굉장히 즐겁다."
-오디션 출신 중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비결이 있나. "딱 하나 드는 생각이 있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다. 지금까지 일해왔을 때 만난 모든 사람들, 함께 일한 분들이 좋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인복이 많다고 한 적 있는데, 그렇다. 의도치 않았지만 그게 비결일 거 같다."
-'멸망'에서는 박보영과 호흡이 어땠나. "최근 촬영이 끝났다. 6개월간 찍었다. 박보영과 촬영하며 많이 배웠고 즐거웠다.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친구이다. 현장에서의 태도나 캐릭터 표현, 다양한 상황에서 빠른 판단력을 발휘한다. 유쾌한 에너지도 보기 좋았다. '상대 배우가 이렇게까지 편하게 해주려고 하는구나'를 느껴서 좋았다."
-또 어떤 연기 변신을 꿈꾸나. "정말 많다. 결은 비슷하지만, 캐릭터가 매 작품 다르다. 어떤 캐릭터든 다 욕심 난다. 그 중에서도 악역을 해보고 싶다. 세상 나쁜 놈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욕이란 욕은 다 먹고 '그래도 잘 하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슬럼프가 오지는 않나. "매 작품 슬럼프가 온다. 극복하려면 마음을 잘 추스려야 한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 내공도 갖춰야 한다. 지금도 고민이고 앞으로도 고민이다. 계속 다독이며 해야 한다."
-음반 발매 계획은 없나.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작업실도 얼마 전 꾸렸다. 친한 작곡가 분들과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개인적인 앨범 말고도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 OST도 촬영하게 됐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