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전 3루수 허경민(31)이 팀 후배 안재석(19)을 향해 애정 어린 덕담을 남겼다.
허경민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지난 5일 잠실 SSG전에서 결장했다. 신인 내야수 안재석이 7번 타자·3루수로 나서 허경민의 빈자리를 메웠다. 안재석은 두산이 3-0으로 앞선 3회 말 2사에서 SSG 투수 서동민으로부터 내야 안타를 때려내며 1루 주자 강승호를 3루로 보냈다. 두산은 후속 김재호가 적시타를 치며 추가 득점했다. 이 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안재석은 2021년 1차 지명 유망주다. 주전 유격수인 김재호의 후계자로 기대받을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주며 김태형 두산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신인 야수 중 유일하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안재석은 올 시즌 32경기에 출전했다. 김재호가 아내의 출산으로 경조사 휴가를 받은 4월 16일부터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이후 김재호와 허경민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투입됐다. 유격수로 143이닝, 3루수로 19이닝을 소화했다. 송구와 포구뿐 아니라 상황 판단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격 능력도 인상적이다. 8일 현재 타율 0.320(75타수 24안타)을 기록 중이다. 신인 야수 중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 8일 롯데전에서는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해냈다. 선발로 나선 17경기 중 안타를 치지 못한 건 3경기뿐이었다.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 야수진에서 신인 선수가 1군을 꿰찼다.
허경민은 안재석을 보면 흐뭇하다. 입단 첫 해(2009년)를 떠올린 그는 "나는 신인 때 1군 무대에서 뛰어보지도 못했다. 재석이를 옆에서 보면 놀란다. 기량도 좋지만, 대범한 모습이 더 대단하다"고 흐뭇해 했다. 신인답지 않게 침착한 플레이를 치켜세웠다. 이어 "재석이가 성장해야 두산이 계속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심 어린 조언도 남겼다. 허경민은 "재석이가 1군에서 뛰는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1군 선수가 됐다며 자만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안재석은 지난 4월 모교 서울고에 2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기부했다. 연봉(3000만원)에 절반이 넘는 금액을 후배들을 위해 썼다. 안재석은 "나도 선배님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하길 바랐다"고 했다. 두산 팬은 신인 선수의 의젓한 모습에 감탄했다.
안재석은 외모도 준수한 편. 허경민 스타성을 갖춘 후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허경민은 "재석이가 두산의 슈퍼스타가 됐으면 좋겠다. 본인(안재석)한테도 해주는 얘기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주 전하고 있다. 마음을 더 강하게 먹고 프로 선수의 길을 나아가길 바란다"라며 덕담했다.
안재석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허경민 선배님의 야구를 향한 열정을 본받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팀 선배의 강한 신뢰와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안재석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