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루마니아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우승을 향한 공약을 세웠다. 대표팀 전원이 금발로 염색한다는 공약이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대표팀의 공약을 소개했다. 대표팀은 지지부진한 경기력으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자, 목표를 다시 점검하고 의지를 다지기 위해 공약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는 지난 두 차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이 득점해 1-0으로 간신히 승리했지만, 주력 선수 해리 케인(토트넘) 등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19일 치러진 스코틀랜드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FIFA 랭킹 44위인 스코틀랜드(잉글랜드: 4위)에 0-0으로 비겼다. 이에 잉글랜드 팬들은 대표팀 선수들에 의구심과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고, 경기장은 야유로 가득 찼다.
불안한 팀 경기력에 잉글랜드는 공약을 내보이며 마음을 다시 잡았다. 매체가 소개한 대표팀의 공약은 다름 아닌 ‘금발 염색’이다. 대표팀 전원이 대표팀의 선수인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처럼 금발로 염색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포든은 유로 2020을 앞둔 지난 8일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폴 개스코인을 연상케 하는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개스코인은 유로 1996에서 크게 활약하며 잉글랜드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성폭행 혐의 등 잡음이 많아 ‘악마의 탈을 쓴 천재’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전원이 염색하는 데는 개스코인과 같은 레전드를 따라잡고자 하는 마음과 더불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대활약한 루마니아 대표팀을 재연하고픈 마음도 있다. 당시 루마니아는 선수들 모두가 금발 염색을 했는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포든은 팀 동료들 전원이 염색하는 것을 설득했고, 매체는 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가 승리하면 잉글랜드 대표팀 전원이 염색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모았다.
한편 포든은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 팀 맨체스터 시티에 리그 우승을 안겼다. 맨시티와 함께 이룬 EPL 우승은 총 3번이다.
이에 포든은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주는 상인 EPL 올해의 영플레이어로 선정됐고, 염색한 모습은 잉글랜드 레전드 개스코인을 연상시킨다며 찬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