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메인보컬 겸 배우 정용화(31)가 전역 후 팬들 곁에 돌아왔다. 그가 택한 복귀작은 지난 9일 종영된 KBS 2TV 수목극 '대박부동산'이었다. 로맨틱 코미디로 친숙했던 이미지를 벗고 사기꾼 영매 오인범이란 옷을 입었다. 매회 상황과 감정이 변주하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능청스러운 사기꾼과 원혼에 빙의된 영매를 다룬 생활밀착형 퇴마극·오컬트 장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깊이감도, 액션 연기에 대한 열정도 한층 견고해진 모습이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장나라·강홍석 배우와의 호흡은.
"매번 리허설을 하고 슛에 들어가는데 리허설 자체를 기대하게 할 만큼 모든 분들이 기대감을 가진 현장이었다. 이렇게 준비해야지보다 같이 해보고 이렇게 해야지 이런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나라 누나 같은 경우 진짜 배울 점이 많은 베테랑이다. 훨씬 선배인데도 잘한다 잘한다 해주면서 '잘했는데 이렇게 하면 좀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덕분에 지금까지 쌓인 걸 탈피할 수 있게 해 줬다. 진짜 너무 고맙다. 홍석이 형 같은 경우 함께할 때 재밌는 신이 많았다. 대본만 살짝 외워가서 둘이 아이디어를 모아 신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강홍석 배우가 '평생 함께 갈 동생'이라고 표현했더라.
"연예계에 있으면서 연예인 친구가 별로 없었다. 사회에서 만났다는 생각이 있어 그런지 마음이 편안한 사람을 찾기 힘들더라. 근데 홍석 형이랑 6개월 정도 함께 촬영하며 너무 좋은 사람이란 걸 느꼈다. 힘든 일이 있어도 툭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평생 갈 수 있는 형을 만난 것 같아 여러모로 좋은 작품이었다."
-듀엣 활동에도 욕심을 내던데.
"홍석이 형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 음악적으로도 대화가 잘 통해 프로젝트 앨범을 내야 하나 할 정도다.(웃음) 씨엔블루에선 내가 리더지만 홍석이 형과 듀엣을 하면 리더 자리는 형에게 내주겠다."
-작품에 참여할 때 부담감은 없었나.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전역 전보다 부담감이 덜했다. 군대 가기 전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고 좀 더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전역을 하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서 한 작품이라 그런지 연기도 편하게 했고, 부담도 덜해서 창의력이 좀 더 생긴 것 같다. 아직도 연기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부담감은 이전보다 덜해 즐기며 했다."
-'대박부동산' 이전에 감싸고 있던 부담감은 어떤 것이었나.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 같다. 부담감이 왜 그렇게 심했는지 모르겠다. 군대 가기 전까지 20대 내내 거의 일만 했다. 주변을 보지 못하고 내가 하는 일을 무조건 완벽하게 클리어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던 것 같다. 가수로서든, 배우로서든 기대했던 것에 90% 정도에 미치면 만족하지 못했다. 집에 가면 공허한 적이 많다. 사람들에게 모든 게 완벽하고 나이스 하게 보이기 위한 전체적인 부담감이 많았던 것 같다. 군대 가서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들과 살아보고,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가 엄청 행복하게 지내고 있구나!'란 걸 많이 느꼈다. 모든 것에 완벽해지려고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과거엔 연기할 때 카메라 앞에서 멋있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거 없이 대본에 충실하게 감정대로 표현했다."
-연기적인 부분을 점수로 표현한다면.
"정용화 하면 떠올리는 드라마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다. 그 바람이 가장 컸다. 점수로 매기기엔 부끄럽다. 음악을 만들 때도 100점은 없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현재 내 능력 안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반응은.
"나라 누나도 그렇고 말금 누나도 그렇고 내가 능구렁이처럼 코믹한 연기를 하는 걸 보고 '어떻게 이렇게 멀끔하게 생겨서 창피해하지 않고 잘하지? 철판 깔고 너무 잘한다'라고 했다. 말금 누나가 독보적이라고까지 표현해줘서 농담으로 이 분야를 접수하겠다고 했었다. ('대박부동산'을) 하면서 내가 웃기고 웃긴 걸 즐긴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시청률에 대한 만족감은.
"대박이 났으면 좋았겠지만 5%대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한다. 만족한다. 행복하다. 예전엔 시청률을 매일 확인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그럴 겨를 없이 지나갔다. '벌써 방영이야' '벌써 종영이야' 이런 마음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