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42·서울시청)는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226명 예상)의 최고참이다. 나이만큼 그가 쌓은 경력도 화려하다. 이번 올림픽이 무려 다섯 번째 출전.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빠짐없이 참가 중이다.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만 4개(은메달 2개).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50m 권총을 3연패 했다. 이번 대회에선 50m 권총 종목이 폐지돼 10m 공기권총과 신설된 혼성단체전에 나선다. 메달을 하나만 획득하면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메달 보유자(7개)가 된다.
진종오는 "나이만큼 무게가 무겁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표팀) 연장자인데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이끌어서 잘 다녀오겠다"며 "(최다메달 기록)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너무 신경 쓰다 보면) 타이틀이 내 경기를 망칠 것 같다. 욕심은 있지만 잠시 내려놓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던 50m 권총이 폐지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종오는 이 종목에서 압도적인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정작 그는 "50m가 주종목이라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10m와 (비교했을 때) 실탄만 다르지 종목 특성은 똑같다. 문제 될게 없다"며 "새로 생긴 혼성에서 추가은 선수가 많이 올라와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총을 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진종오는 "호흡을 하면서 총을 쏴야 하는 데 마스크 때문에 안경에 김이 서리고 불편함도 있다"며 "어떤 종목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 형평성 있게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불평 접어두고 대응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주변에선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사격은 움직임이 거의 없는 동작이지만 나이가 들면 시력과 집중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진종오도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다.
그는 "'왜 은퇴를 하지 않냐'고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도 하지만 2024년 파리올림픽 선발전만큼은 참여해보고 싶다. 그게 내 마지막 목표가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총 쏘는 걸 좋아해 사격 선수를 했는데 아직도 총을 잡으면 설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정말 사격장에 있으면 행복하고 즐겁다. 그래서 선수 생활을 롱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도쿄올림픽은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대회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다. 진종오는 "많은 분이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성적으로 보답하면 될 것 같다"며 짧지만 굵은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