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시간) 치러진 크로아티아와의 유로 2020 16강전에서 승리한 후 환호하는 스페인 대표팀 골키퍼 우나이 시몬(가운데). 사진=게티이미지 스페인 대표팀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팀에 위기와 기회 모두를 안겼다.
스페인은 29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전에서 연장 끝에 크로아티아에 5-3 역전승을 거뒀다.
스페인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유로 2016,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탈락 등 3대회 연속 16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승리로 스페인은 유로 2012 이후 9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됐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공격적인 선수들을 배치하며 강하게 맞섰지만 결국 16강에서 퇴장해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알바로 모라타의 득점이 스페인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따로 있었다. 시몬 골키퍼다.
시몬은 이번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실점만을 기록하는 등 팀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선 실축으로 팀에 위기를 안기기도 했다.
전반 20분 전혀 예상치 못한 실수로 스페인은 크로아티아에 선제골을 허락해야 했다. 페드리가 백패스한 볼을 시몬이 키핑하지 못해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된 것이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해당 장면을 두고 “최악의 자책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시몬의 자책골이 너무도 당황스럽게 나타났으며, 그의 자책골로 팀은 승기를 빼앗겼다고 평가했다.
ITV 풋볼도 트위터에 “축구 역사상 가장 기이한 골 중 하나”라며 혹평을 날렸다.
중요한 경기에서의 어이없는 실수. 그렇기에 자칫하면 경기 내내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몬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그는 뛰어난 정신력을 보여주며 이후 안정적인 골 캐치력을 보여줬다.
특히 연장전에서 공격력이 강한 크로아티아는 득점으로 이어질 만한 슈팅 공세를 했다. 하지만 시몬은 위기의 순간 선방하며 팀을 구해냈다.
이에 스페인은 연장전에서 모라타와 미켈 오야르사발의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8강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실축에도 굴하지 않고 위기에 맞서 싸운 시몬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전드 공격수 이안 라이트는 찬사를 보냈다.
라이트는 ITV 풋볼에서 “스페인의 경기는 관전 포인트가 많았다. 모라타의 환상적인 골처럼 말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도 있었다. 골키퍼 시몬이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뛰어난 정신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