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의 1990~2000년대를 대표하는 레전드 치퍼 존스가 전방 십자인대(ACL) 부상으로 이탈한 후배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3)를 격려하면서 그의 부활을 확신했다.
존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를 통해 아쿠냐의 부상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존스는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애틀랜타에서만 19시즌을 뛰면서 타율 0.303, 2720안타와 468홈런, 1623타점을 기록하고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존스가 역대 최고라면 아쿠냐는 현역 최고다. 데뷔 4시즌 만에 105홈런 78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호타준족 선수로 꼽힌다. 2018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벌써 올스타 2회, 실버 슬러거 2회, MVP 투표 5위를 기록했다.
팀과 전설적인 커리어뿐 아니라 부상 부위도 비슷하다. 존스 역시 선수 시절 ACL 부상을 2차례 경험했다. 막 데뷔했던 1994년 스프링캠프 때와 선수 생활 막바지였던 2010년까지 두 번이나 경험했던 부위다.
존스는 아쿠냐의 부상이 자신의 두 번째 부상과 비슷하다고 회상했다. 당시 38세의 3루수였던 존스는 헌터 펜스(당시 샌프란시스코)가 친 3루 땅볼을 잡아 점프해 1루로 던진 후 쓰러졌다. 몇 분 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존스는 그라운드를 스스로 걸어 나갔지만 관절경 수술을 받고 6개월이 지나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
존스는 팀 선배이자 재활 선배로서 아쿠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존스는 “허벅지 사두근이 중요하다”면서 “수술 후 12시간에서 15시간 안에 의료진이 무릎을 구부리게 할 텐데 인생 최악의 고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재활 치료를 위해서는 사두근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 애슬레틱은 존스가 아쿠냐보다 더 심했던 ACL 파열을 겪고도 돌아와 MVP가 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존스가 아쿠냐보다 한 살이 어릴 때 다쳤으며 야구계에 ACL 부상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한 시즌 휴식 후 1995년 복귀해 OPS 0.803, 23홈런을 기록하고 신인왕 2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존스는 이후 완전히 각성해 매년 올스타와 MVP 투표에 오르다 1999년 41홈런 110타점 OPS 1.074를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다.
존스는 자신보다 더 빨리 각성했던 아쿠냐라면 복귀 후에도 활약할 것이라며 완벽한 재활을 당부했다. 그는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웃으면서 “아쿠냐는 돌아오면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라며 “커리어를 앞둔 23세 청년이라면 서두르고 싶을 것이다. 그저 마이크 소로카의 상황을 또 겪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2019시즌 13승 4패 평균자책점 2.68로 신인왕 2위를 기록했던 소로카는 지난해 초 아킬레스건으로 부상 후 올 시즌 일찌감치 복귀했지만, 부상이 재발하면서 결국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존스는 아쿠냐가 재활 이후 기량을 완벽히 회복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난 첫 번째 부상 전까지 하체 단련을 소홀히 했다"고 재활 과정을 통해 하체를 강화할 수 있었던 경험을 설명했다. 존스는 이어 “아쿠냐가 어떻게 해왔을지는 모르겠지만 재활이 하체를 훨씬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라며 “재활 과정에서 6개월, 8개월, 9개월, 10개월을 매일 단련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ACL 수술 이후 운동신경과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기존의 인식과 다른 주장이다. 실제로 존스는 리그 최고의 3루수인 동시에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는 호타준족의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아쿠냐가 1995년 존스처럼 완벽히 재활한다면 호타준족을 모두 갖춘 제2의 존스를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