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창단 10주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스포츠 베팅, 음주운전, 학교폭력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수칙을 어겨 코로나19에 걸렸고, 이를 빌미로 KBO리그가 중단됐다.
문제는 이 모든 사건이 처음 일어났을 때,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단 발표를 미루고 있다가 언론에 보도가 되면 해당 사건에 대해 밝히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야구팬들의 분노가 쉽게 식지 않으면 구단 수뇌부들이 물러나면서 마무리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하지만 여론이 잠잠해지면 구단 수뇌부는 돌아왔다. 지난 2016년 투수 이성민이 NC 소속으로 있을 때 승부조작을 했는데, NC가 이를 인지하고도 KT에 특별지명제도로 이적시킨 일이 알려졌다. 당시 배석현 단장은 직무 해제됐고, 국제업무 담당을 맡았다가 2018년 경영본부장으로 돌아왔다.
배 본부장은 이번 리그 중단 사태로 인해 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황순현 대표는 사퇴하고 김종문 단장은 직무정지 중이다. 그러나 배 본부장이 얼마 안 가 다시 수뇌부 자리를 차지한 것처럼, 책임지지 않고 누구라도 돌아올 수 있다.
그동안 NC의 무수한 사건·사고에도 김택진 구단주는 움직이지 않았다. 야구 전문가들에게 야구단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한 명의 야구팬이었던 김 구단주는 뒤에서 선수단 지원에 힘쓸 뿐이었다.
그런 김 구단주가 나섰다. 김 구단주는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은 구단주인 저에게 있다. 저와 구단에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야구팬 여러분들, 다른 구단 관계자 여러분, 폭염 속에 고생하시는 방역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구단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검사 출신인 서봉규 엔씨소프트 윤리경영실장을 신임 대표이사 대행으로 내정했다. 서봉규 신임 대표대행 내정자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 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장, 광주고등검찰청 전주지부 검사 등을 거쳐 지난 2월부터 엔씨소프트 윤리경영실장을 맡고 있었다.
서 신임 대표대행은 "야구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금 사랑받는 구단이 목표다. 초심으로 돌아가 구단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야구계 인사나 모기업 엔씨소프트에서 활동한 IT 전문가가 아닌 수사에 능한 검사 출신을 보낸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지난 10년 동안 NC 구단에 만연했던 사건·사고 은폐 뿌리를 뽑아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런데도 또 NC식 사건·사고 은폐, 회전문 인사가 계속된다면 김 구단주의 사과로도 야구팬을 달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