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외야에서 캐치볼을 했다. 공이 글러브에 꽂혀 '펑펑' 하는 소리만 고척돔구장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이후에도 선수단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대표팀은 지난 17일 고척돔에서 처음 소집 훈련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18일)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타격하는 동안에도 마스크를 쓰고 훈련했다. 훈련을 돕는 코치진과 모든 관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KBO가 18일 오후 발표한 리그 휴식기 강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따랐기 때문이다. KBO는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 실내외 훈련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KBO 관계자는 "야구 대표팀은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 발표한 것처럼 대표팀도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프로 선수가 모여 훈련하는 것이니, 대표팀 선수단도 KBO 규정에 똑같이 따르기로 했다"라고 귀띔했다.
마스크 착용보다 더 두드러진 점은 침묵이었다. 평소 대표팀 훈련 때처럼 장난을 주고 받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거의 없었다. 투수와 내야수의 합동 수비 훈련 때 서로를 북돋워주는 파이팅 목소리만 간간히 들렸다.
이제 막 대표팀이 소집돼 훈련 1~2일 차여서 서먹한 분위기도 있다. 또 투수 11명 가운데 국제대회 출전이 처음인 선수가 7명이나 되는 젊은 투수진은 더욱 낯가림이 있다.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NC와 한화, 키움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만남을 갖거나, 술판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KBO리그의 신뢰는 추락했고, 야구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술자리에 참석한 박민우(NC)와 한현희(키움)는 끝내 태극마크를 자진 반납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기분 좋게 시작해야 하는데 야구계가 위기에 놓였다. 야구계 선배로서 마음이 무겁다"며 "아무래도 분위기가 무겁다. 처음 모였을 때 선수들에게도 (최근 야구계 논란과 관련해) 짧게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경각심이 있을 것이다. 나도 여러 번 강조해서 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오승환에 이어 대표팀 내 두 번째 고참인 강민호(이상 삼성)는 "약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선수들도 조용조용하고 어색한 분위기다. 다들 눈치 보는 것 같다"라고 대표팀 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1인 1실을 사용하는 숙소에서) 한방에 잘 안 모이려고 한다. 모두 예민해 있다"라며 "다들 조심해 행동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