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이 코앞이지만 도쿄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최고 스폰서인 도요타 자동차마저 등을 돌렸다.
일본 교도통신은 19일(한국시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최고 등급 스폰서인 도요타가 올림픽과 관련한 일본 내 TV 광고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일본 기업 중 파나소닉, 브리지스톤과 함께 스폰서 최고 등급인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기업이다. 삼성전자, 에어비앤비 등 전 세계 14개 기업만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에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 등 도요타 측 주요 관계자들도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NTT, NEC 등 일본 주요 기업들도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고 일본항공(JAL)도 참석을 신중히 검토한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림픽 안팎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탓이다. 19일 기준 도쿄도 확진자는 727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225명(44.8%) 증가했다. 같은 날 선수촌 내 첫 확진자 2명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관련 확진자만 55명을 넘어섰다.
반대 여론도 강성하다. 교도 통신은 “온라인 서명 13만9000개가 올림픽 개최를 막아달라는 요청서와 함께 도쿄도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이 19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시민 68%가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코로나19 감염 통제 능력을 믿지 못한다고 답변했으며 55%는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스폰서에게도 부담인 상황이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니가타 준 도요타 홍보 담당 임원은 이날 올림픽이 열리는 과정에 대해 “여러 가지로 이해가 가지 않는 올림픽이 되고 있다”라고 혹평했다. 다만 니가타는 “선수 지원, 대회 차량 등은 철저히 지원하겠다”라며 스폰서로 경기 내 역할은 다하겠다고 전했다. 매체는 “광고를 방영하다 참가 선수를 향한 비판이 강해지거나 기업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도요타 측의 의중을 추정했다.
미래 자동차 마케팅의 장을 꿈꿨던 도요타의 계획도 무산됐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도요타는 올림픽을 통해 무인 자동차 및 휠체어를 탄 관중을 위한 음식 배달 로봇을 개발해둔 상태였으나 냉랭한 분위기와 무관중 경기로 마케팅 상당수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주최 측은 도요타를 시작으로 스폰서들이 차례로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하는 중이다. 가디언지는 “일본 60개 법인이 30억 달러 이상을 후원금으로 지불했다”라며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들이 대중이 지지하지 않는 행사에서 자기 브랜드를 떼어내고 싶어 할지 몰라 걱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