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자 '스포츠닛폰' 1면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장식했다. 메이저리거인 오타니는 도쿄올림픽에 나오지 않는다.
오타니는 19일에 시애틀과의 메이저리그(MLB) 후반기 첫 경기에서 홈런을 쳤다. 일본 스포츠신문들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스포츠닛폰'은 2면 전체에 걸쳐 오타니가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나섰던 사진을 화보로 공개했다. 도쿄올림픽 소식이 어디에 있나, 하고 신문을 넘겨보니 3면에서야 등장했다. 이마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진 남아공 축구 대표팀 이야기였다. 전날 '도쿄스포츠' 1면도 역시 오타니였다.
도쿄의 번화가 신주쿠에도 도쿄올림픽 관련 포스터나 조형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 도쿄 고토구에서 15년째 거주 중인 한국인 김성희(41)씨는 "일본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이 크다. 젊은 사람들을 만나도 올림픽 이야기보다 코로나19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TV 광고들도 이전과 달리 올림픽 관련 내용이 아니어서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특히 도쿄 사람들은 긴급사태 발령 중이라서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하는데 이 기간 올림픽을 하니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8월 22일까지 4차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아픔을 극복하고 경제 침체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여러 가지 제약이 생겼다. 지난해 개막 예정이던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엄청난 경제 손실을 추가로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반대 여론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일정을 따라 시위대가 이동하면서 항의하고 있는 건 현재 일본의 모습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