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림픽·패럴림위원회(USOPC)가 시상대 위에서 ‘X자 시위’를 한 여자 포환던지기 은메달리스트 레이븐 손더스(25)에 대한 징계를 거부했다.
3일(현지시간) 미 USA투데이에 따르면, USOPC는 전날 “손더스는 인종적·사회적 정의에 대한 지지를 평화적으로 나타냈고, 다른 선수들을 존중했기에 올림픽 헌장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문을 냈다.
USOPC는 시상대에서 증오를 표출한 게 아닌 이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선수들을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입장과 어긋난다.
IOC는 손더스의 행동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으로 간주하고, USOPC가손더스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손더스는 지난 1일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포환던지기 결선에서 2위에 올랐다.
손더스는 시상식에서 메달 전달과 국가 연주 등의 순서가 끝난 뒤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던 도중, 머리 위로 ‘X’' 포즈를 취했다. 손더스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IOC는 곧바로 USOC가 손더스에 대한 징계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손더스가 메달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손더스는 메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후 손더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도쿄올림픽 수주전부터 일부 미국 선수들이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시상식에서 정치적 선전을 전면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에 맞서기로 약속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손더스는 이 같은 논의에 참여한 선수들의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남자 펜싱 플뢰레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레이스 임보든도 시상식 때 오른손 손등에 X를 그린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가 도쿄올림픽에서 획득한 은메달을 박탈당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손더스는 트위터를 통해 “내 메달을 가져가라”며 연연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