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의 박해민(31·삼성)은 이번 올림픽에서 공을 잘 보고, 잘 치고, 또 잘 달린다.
박해민은 4일까지 펼쳐진 5경기에 모두 선발 1번타자로 선발 출장했고, 매 경기 출루에 성공했다. 5경기에서 타율 0.412(17타수 7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0.583으로 1위다.
박해민은 진가는 1회부터 발휘된다. 예선라운드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준결승 일본전까지 5경기 모두 1회 누상에 진루했다. 1회 리드오프의 출루는 팀 득점력과 기선제압의 확률을 높인다. 대표팀은 5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1회 득점을 올렸다.
숙명의 한일전에서도 그의 출루는 돋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서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풀카운트 승부 이후에도 상대의 공을 계속 커트해, 9구까지 끌고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후 1사 2, 3루 찬스에서 양의지-김현수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대표팀은 선제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대표팀의 추격은 박해민에서 시작됐다. 0-2로 뒤진 6회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야먀모토에게 좌전 안타를 뽑아 출루했다. 상대 좌익수가 공을 한번 더듬는 사이 박해민은 주저하지 않고 2루까지 파고 들어 세이프됐다. 이후 강백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공격을 이어간 대표팀은 2사 후 김현수의 적시타로 2-2 동점에 성공했다.
박해민은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투수 이토 히로미에게 볼넷을 얻어 이날 세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박해민은 이번 올림픽이 성인 대표팀 두 번째 발탁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당시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백업에 가까웠다. 올 정규시즌에선 타율 0.302를 기록, 타격 능력이 한층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이미 빠른 발(도루 28개)과 외야 수비력은 리그 최고를 다퉜다.
이번 대표팀에서 박해민은 정규시즌에 보여온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3년 전과 달리 대표팀 외야진의 한 자리를 꿰찬 그는 찬스를 만들고, 또 해결하고 있다.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 9회 1-3에서 2-3으로 추격하는 1타점 적시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고, 다음날(2일) 이스라엘전에선 4-1로 앞선 5회 무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출루율이 1위다. 박해민은 현재 타격감도 좋지만 지금까지 삼진을 세 번 당하는 동안 볼넷을 7개나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