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간) 개인 통산 11개 메달을 수확하며 미국 육상 레전드 칼 루이스의 대기록을 새로 쓴 앨리슨 펠릭스(미국). 사진=게티이미지 육아 휴직, 출산 벼슬. 아직도 출산과 육아는 여성의 커리어에서 경력 단절을 이끌고 사회 속 유리천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스포츠계에서 결혼과 출산은 여성 선수의 경력 단절, 은퇴 선언을 이끌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 통념을 보란 듯 깨트린 이가 있다. 미국 육상 앨리슨 펠릭스(35)다.
펠릭스가 포함된 미국 육상 계주팀은 7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4x400m 계주 결선에서 3분 16초 85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6일 여자 4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내 미국 여자 육상 역사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지 하루만이다.
이로써 펠릭스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2개를 추가로 획득해 미국 육상 레전드 칼 루이스의 ‘10개 메달(금메달 9개, 은메달 1개)’ 기록을 깼다. 그는 개인 통산 11개 메달을 수확하며 미국 육상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펠릭스는 여태 자신이 출전한 올림픽에서 2004 아테네 올림픽 200m 은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4x400m 금메달, 200m 은메달, 2012 런던올림픽 200m 금메달, 4x100m 금메달, 4x400m 금메달, 2016 리우올림픽 4x100m 금메달, 4x400m 금메달, 400m 은메달, 2020 도쿄올림픽 4x400m 금메달, 4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외신은 “엄마의 저력”이라며 미국 육상계 새 전설의 도래를 반겼다. AP 통신은 펠릭스가 자신의 기록으로 여성들, 특히 아이들의 엄마를 위해 적극적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펠릭스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올림픽이다. 그녀가 2018년 자신의 아이를 출산한 후 뛴 첫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당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출산한 펠릭스에게 임신 전보다 낮은 후원금을 제시했다. 펠릭스는 이를 고발하며 여성과 출산 문제에 적극적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목소리로 부당함과 맞서 싸우던 그는 이번 대회에선 실력으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펠릭스가 경기가 끝난 후 “후회 없다. 나는 육상에서 모든 것을 바쳤다.”고 한 말엔 그동안 그녀가 짊어졌을 많은 일이 담겨있었다.
펠릭스는 “마음이 편하다. 나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보고 싶었고, 이번 대회는 내게 특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에서나 스포츠 밖에서나 여자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세상이 가진 편견에 맞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펠릭스. 펠릭스의 육상 대기록은 육상과 미국의 한 부분을 넘어 전 세계 수많은 분야에 울림을 주고 있다. 육상계는 펠릭스가 획득한 수많은 메달과 이번 대회에서 얻은 두 개의 메달이 그 무엇보다 값지다며 그녀의 도전과 울림을 뜻깊게 바라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