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민규(문선민+송민규)' 좌우 날개가 펼쳐지자 전북 현대의 '화공(화끈한 공격) 축구'가 살아났다.
전북은 1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지난 7일 대구FC전(2-1 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린 2위 전북(11승6무4패·승점39)은 선두 울산 현대(12승8무3패·승점44)을 5점 차로 추격했다. 두 경기를 적게 치른 전북이기에 선두 추격 가능성은 충분하다.
2연승을 거두는 데 동안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선수는 오른쪽 윙포워드 문선민(29)이었다. 2019시즌 도움왕에 오른 문선민은 그해 12월 상무에 입대했다. 올해 부상 탓에 김천상무에서 1경기 밖에 뛰지 못한 문선민은 지난달 6일 전역했다.
팀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사이 몸 상태를 끌어올린 문선민은 지난 4일 수원FC전에서 교체 출전해 복귀를 알렸다. 그리고 7일 대구FC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구스타보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올렸다. 이후에도 빠른 발을 살린 플레이로 전북의 공격에 속도를 더했다. 22라운드 MVP의 영예까지 누렸다.
문선민은 광주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김민혁의 선제골을 만들어낸 프리킥은 문선민의 패스에서 시작됐다. 일류첸코의 추가골도 문선민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 덕분이었다. 바로우의 부상 공백을 문선민이 완벽하게 채웠다.
왼쪽에서는 송민규(22)가 펄펄 날았다. 송민규는 도쿄올림픽 출전 이후 첫 경기인 대구전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뛰어난 볼 간수 능력과 돌파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광주와 경기에서도 지난해 포항에서 함께 뛰었던 일류첸코와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광주 수비진을 계속해서 괴롭혔다.
송민규는 이번 여름 가장 관심을 많이 모은 선수였다. 포항에서 큰 활약을 펼쳐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그가 이적료 20억원에 전북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전북으로선 송민규 영입으로 고민했던 22세 이하 자원 문제도 해결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개막 전 "닥공(닥치고 공격)을 뛰어넘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하겠다. 경기당 2골 이상 넣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대구전 이전까지 19경기에서 34득점에 머무르며 경기당 1.79득점에 그쳤다. K리그 전체 1위지만, 김 감독의 목표치엔 모자랐다.
송민규와 문선민이 양쪽에서 흔들어주자 시너지효과가 났다. 시즌 초반 득점 선두를 달리다 6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던 일류첸코는 '아홉수 징크스'를 가볍게 떨쳐냈다. 후반전엔 구스타보까지 투입, 투톱으로 공격 축구의 방점을 찍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